해외여행은 유니세프 모금봉투와 함께

기아에 허덕이는 어린이들을 위해 유니세프 후원운동에 참여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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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희(jhkim)등록 2000.05.08 14:14
지난 일주일간 회사 직원들과 함께 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대부분의 해외여행 스케줄이 다 그렇고 그런 것처럼, 우리도 서울로 돌아오는 마지막날 쇼핑을 했다.

서울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선물을 주기 위해서겠지. 쇼핑을 마친 동료 한 사람이 투덜거렸다. 현지화폐 7불이 남아 그걸 처분하려고 물건을 샀는데 20불이 나와서 할 수 없이 카드로 결재했다고.

비행기를 탔다. 객실 앞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 영화배우 안성기 씨의 모습이 나타났다. 기아에 허덕이고 있는 세계 어린이들을 위해 해외에서 쓰다가 남은 현지지폐나 동전을 모금함에 넣어 달라는 공익광고를 하는 것이었다.

유니세프 광고였다. 잠시 후 스튜어디스들이 모금봉투를 돌렸다. 함께 여행을 갔다가 피곤에 지쳐 아빠 다리를 베개 삼아서 누워 자는 딸 예진이의 얼굴을 들여다봤다.

아빠 따라서 해외여행까지 다녀온 딸 얼굴과 앙상하게 말라 뼈가 다 보이는 아프리카 어린아이의 모습이 겹쳐 지나갔다. 주머니에 있는 지폐와 동전을 모아보니 약 9불 정도 되는 거 같다. 모금봉투에 넣었다.

아마 더 있었으면 더 넣었을 거다. 그리고 아까 그 직원이 떠올랐다. 차라리 유니세프에 헌금했으면 마음은 더 부유해지는 걸 느꼈을텐데. 나도 전에는 해외여행을 다녀오면 동전이나 지폐를 일부러 모았다. 깡통에 모은 것이 꽤 되지만 어떨 때는 애물단지가 되기도 한다.

그래서 스튜어디스에게 부탁해 유니세프 봉투를 하나 더 얻었다. 집에 있는 거 다 털어서 보내려고. 결혼하기 전, 또 아이를 갖기 전 마음과 아이를 가진 부모 마음이 이렇게 다른가 보다.

참고로, 유니세프는 세계 146개국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해 일하고 있는 UN기구다. 우리가 낸 후원금은 다음과 같이 쓰인다고 한다.

△2만원이면 영양실조 상태의 어린이 30명에게 고단백 영양식 유니믹스(UNIMIX)를 제공하고 △3만원이면 콜레라, 설사병으로 인한 탈수로 고생하는 720명에게 구강수분 보충염(ORS)를 제공할 수 있고,

△5만원이면 영양실조로 인해 시력을 잃어가는 1천명의 어린이에게 비타민A를 제공할 수 있고 △6만원이면 400여명의 어린이에게 디프테리아, 결핵, 홍역 등 기본 예방접종을 실시할 수 있고,

△8만원이면 르완다, 소말리아와 같은 긴급사태나 비상구호시 700여명의 어린이에게 고단백 비상식량을 제공할 수 있고 △10만원이면 마실 물 한 통을 길어오기 위해 반나절을 걸어야 하는 오벽지 마을에 펌프 1대를 설치할 수 있다.

여러분도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해 해외여행을 갔다가 돌아올 때는 유니세프봉투를 잊지 말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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