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원주 관설동 완충녹지 내 스트로브잣나무. 가지치기 이후 고사가 진행 중이다.
원주투데이
이승현 생태학교 지구공동의 집 대표는 "여러 전문가들의 모니터링 결과, 일대 잣나무 고사는 일반적인 병해충이나 기온 등 외부 요인이 아닌 과도한 가지치기가 원인"이라며 "가지를 과도하게 잘라낼 경우 나무가 잎을 통해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가지를 통해 나무에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지 않아 고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당시 과도한 가지치기로 인한 민원을 여러 차례 제기 했지만 어떤 의견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나무의 생장공간을 확보한다는 이유로 멀쩡한 나무들만 죽인 꼴"이라고 했다. 이어 "죽어가는 수목들이 원주시의 수목 관리에 대한 행정 오류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수목 정비' 개념부터 바꿔야
학계 및 지역 환경계에서는 원주시의 수목 정비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수목 정비에 대한 공무원들의 인식전환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조우 상지대 교수는 "잘못된 정비로 인해 수목의 훼손과 손실을 여러 차례 경험한 큰 도시들에서는 원주와 같은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다"며 "최근 원주시가 보여주는 정비작업은 뚜렷한 기준없이 마치 강박에 사로잡혀 습관처럼 잘라내는 것으로 보여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도한 가지치기는 수목에 대한 공무원들의 의식 수준이 전문화되고 향상돼야 해결될 일"이라고 덧붙였다.
매년 과도한 가지치기 논란이 반복되며 원주시는 '원주시 도시숲등의 조성 및 관리 조례', '원주시 도시공원 및 녹지 등에 관한 조례' 등을 제정했다. 조례에는 도시공원위원회를 설치, 수목 등 공원녹지 관련 사업의 자문 및 심의 등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도시공원위원회 소집은 연간 약 2회에 그친다. 이 또한 전문 자문이 아닌 기본 법령을 기준으로 해석하는 데 그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