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대형 서점 포일즈, 한강 작가의 작품 코너
주영한국문화원
영국 대형서점 직원들은 책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다. 특히나 엘리아나는, 한강 작가의 노벨문학상 수상 이전부터 한강의 소설이 좋다고 칭찬해 오던 사람이다.
그는 그러면서 자신이 알고 있는 한국 문학 이야기들을 들려준다. 이 <채식주의자> 번역가(데보라 스미스)가 자신과 비슷한 또래의 영국사람이라 놀랐다는 것, 발간되었을 때 번역 문제가 불거졌던 일화를 기억한다면서 말이다.
뿐만 아니라, 그는 한국 내에서 페미니즘 이슈가 있었다고 들었다며 그게 맞느냐고 내게 되묻기도 했다. 그에게 이 작품이 왜 좋은지 물었다. 엘리아나는 한국 작품들이 갖는 문제의식이 독창적일 뿐 아니라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방식이 독특하다며, 한마디로 이야기 속에 '킥'이 있다고 표현한다.
즉 핵심적인 한 방이 있는데, 그 한 방이 무척 내밀하게 휴머니즘을 건드려서 독자들로서는 그 소설을 잊을 수가 없게 만든다는 것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후 한국 내 반응 등 여러 이야기를 나누다가, 대뜸 한국 소설 중 소개할 만한 다른 책이 있느냐고 나에게 묻는다. 나는 "너무 많아서…"라고 답했다. 말끝을 흐리며 이런 뻔한 이야기를 하는 내가 순간 부끄럽게 느껴졌다. 결국 추천할 만한 책을 다음에 가져오겠다고 약속하며 자리를 떠났다.
나는 영국 본토인과 결혼한 뒤 계속해 해외 이민 생활을 하고 있다. 한국과는 먼 영국땅에서 한국 문학을 두고 이렇게 수다를 떨 수 있는 것은 정말 멋진 경험이다(관련 기사:
영국대학 교재된 차인표 소설... 현지에선 이 작가 추천하네요 https://omn.kr/29dqd ).
한국문학에 한창 관심 많은 영국 친구에게 소개할 만한 책을 미리 생각해 두어야겠다는 생각이 이른다.
소수자 이미지 깬 작가 한강... 변방에서 중심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