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암정사류운룡이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 전념한 곳
문운주
건물은 대문채, 안채, 사랑채, 별당채로 이루어져 있다. 별당채가 류성룡이 <징비록>을 집필한 서재이고, 맨 앞쪽 건물이 서당으로 사용하던 사랑채다. 안채는 부엌이 가운데 있고 양쪽에 방이 있는 독특한 구조다.
부용대에 오르니 흰모래밭과 솔숲, 마을을 감싸고 흐르는 강물이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시대 하회마을 선비들이 즐겼다는 하회선유줄불놀이 재현 현장인 듯 길게 늘어선 5 개의 밧줄이 걸려있다.
'하회선유불줄불놀이'는 지금으로 말하면 불꽃 축제다. 선비들이 나룻배를 타고 형제바위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강 중앙에 배를 멈추고 술잔을 나눈다. 이때 부용대에서 강 건너 만송정에 이르는 공중에 매달아 놓은 숯 봉지들이 차례대로 타들어가면서 불을 밝혀내려 온다.
숲길을 따라 한 십여 분 내려갔을까. 류운룡이 1567년 지은 겸암정사가 이른다. 현판은 그의 스승인 퇴계 이황이 직접 써 주었다. 간 건너로 마을과 모래사장, 솔 숲이 한눈에 들어온다. 류운룡은 이곳 자연 속에 파묻혀서 제자를 가르치고 학문에 전념했다.
옥연정사와 겸암정사를 살펴보고 다음 행선지인 하회마을로 향한다. 하회마을은 풍산 류 씨 집성촌이다. 이곳에서 류운룡과 류성룡 형제가 태어났다.
오후 2 시에 공연하는 '하회 별신굿탈놀이'를 관람 후, 충효당 등 고택을 둘러보고 마을을 돌아 나오기로 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인 '하회 별신굿 탈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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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회별신 하회별신 마을 수호신인 성황(서낭)신에게 마을의 평화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큰 굿 ⓒ 문운주
'하회 별신굿 탈놀이'는 마을 수호신인 성황(서낭) 신에게 마을의 평화와 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큰 굿이다. 전체 구성은 강신, 백정, 양반 등 10개 마당으로 되어 있다. 양반의 위선을 풍자하고, 서민들의 애환을 담아낸다.
특히 사회적 비판 내용을 춤과 연기로 표현한다.
"여보게 선비. 내가 이래 봬도 사대부의 자손일세"
"아니, 사대부 그까짓 거 가지고. 이보게 양반, 나는 팔대부 자손일세"
"여보게 선비, 나는 사서삼경을 다 읽었다네"
"아니, 그까짓 사서삼경 가지고. 이보게 양반, 나는 팔서 육경을 읽었다네"
선비와 양반, 서로 통성명을 하고 인사를 나눈다. 배를 내밀고 팔자 걸음을 하며 허세를 부린다. 약방의 감초처럼 초랭이가 끼어들어 분위기를 고조시킨다. 공연장을 가득 메운 관람자들이 지켜보다 배꼽을 잡고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