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일 충남 계룡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 KADEX 2024에서 관람객들이 전시물을 살펴보고 있다.
연합뉴스
대한민국 국제방위산업전시회(KADEX) 전시 품목 내 '미래' 항목에는 인공지능(AI), 로봇, 스마트 통제체계, 무인 경비 등의 제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AI 모델 개발 및 지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참가 기업은 인공지능 기술이 핵심 경쟁력이 되었다고 언급하며, 이제 방위산업에서의 AI 기술 도입은 필수 불가결함을 시사했다.
AI의 군사적 이용은 인간 병사의 희생을 줄이고 전시 결정 과정 시간을 단축하며 미래전을 전면 효율화할 것이라는 전망이 팽배하다. 사실, AI 무기는 이미 실전에 배치되어 사용되고 있다.
전쟁을 휩쓰는 AI, '더욱 지능적으로 더러워진 전쟁'
2021년 국제연합(UN) 내 리비아 전문가 패널이 발표한 보고서는 2020년 리비아 내전 당시 튀르키예군이 배치한 무인드론 '카구2(Kargu-2)'가 인간의 개입 없이 리비아군을 공격했다는 사실을 공개하고, 사실상 인간의 개입을 한정한 '발사 후 망각 및 탐색'('fire, forget and find') 능력을 갖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살상무기체계뿐만 아니라, 현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서 사용되고 있는 이스라엘군의 가스펠, 라벤더, 아빠는 어디?(Where's Daddy?)는 AI 기술의 조력을 받아 대량의 데이터를 분석해 표적 감시, 식별 및 선정 과정을 빠르게 한다.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감시하기 위한 블루 울프, 레드 울프, 울프팩 등의 얼굴 인식 시스템 또한 AI를 통해 효율적인 감시와 통제를 돕는다.
AI 기반 무기체계가 인간의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오는 법적, 윤리적인 문제들은 종종 정확성과 속도라는 군사적 효율성에 가려지며, 국제인도법에 따른 민간인과 군인의 구별 원칙 등은 철저히 고려되지 않은 채 전쟁은 더욱더 '더러워'지고 있다.
AI 군비 경쟁의 서막
이러한 와중에 AI의 도입을 국방에 필수 요소로 여기는 것이 국가들에게 상식처럼 되었고, 지난 몇십 년간 이어져왔던 핵 군비 경쟁 다음으로 AI 군비 경쟁을 목도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한국 또한 AI 군비 경쟁에 적극적으로 편승하고 있다. 국방부는 2023년 3월 발표한 '국방혁신 4.0'계획에 맞춰 인공지능 기반의 과학기술 강군육성을 목표로 향후 인공지능과 결합 된 각종 시스템의 도입 및 지능형 지휘결심체계(AI 참모)와 자율형 무인전투체계 등을 도입할 전망이다. 특히 한국이 골머리를 앓는 인구 감소에서 비롯된 병력 감소는 AI 기반 무기체계 도입 논리 근거로 사용된다.
올해 열린 무기박람회만 보아도 알 수 있다.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을 비롯해 앞에 언급한 KADEX에서는 국내 대표 방산업체들이 참여하여 AI 무기체계들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로템이 미래전투체계 핵심 전시품으로 선보인 다목적 무인차량 'HR-셰르파(HR-SHERPA)'의 4세대 모델은 AI를 탑재해 자율주행은 물론 감시, 정찰, 전투를 포함한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확장성을 가지고 있다. LIG넥스원은 AI 기반 플랫폼을 통해 전장에서 신속한 지휘 판단을 내릴 수 있게 하는 '지능형 통합 지휘통제 체계'를 선보였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이미 올해 초 무인 전투기 개발에 1025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고, 유무인 복합전투체계의 핵심 기술인 AI 조종사 등 첨단 기술 개발에 힘쓰고 있다.
박람회가 말하지 않는 AI무기의 진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