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사금 해수욕장낭도 둘레길 1코스 마지막부분에 있는 장사금해수욕장. 백사장이 넓고 물이 깨끗하다.
정영우
1코스 막바지에 널찍하고 깨끗한 모래사장을 가지고 있는 장사금해수욕장을 지나 산타바오거리를 거쳐 언덕길을 내려가다 방본석(81)씨를 만났다. 그는 낭도에서 태어나 평생을 이곳에서 살았다 한다. 마을 이장도 여러 차례 했다고 자신을 소개했다. 낭도가 다리를 통해 육지와 연결된 후 달라진 점이 무엇인지를 그에게 물었다.
"섬 주민들에게 가장 큰 애로사항이 뭐겠어요.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입니다. 이제는 전화만 하면 119구급차도 올 수 있어요. 그것이 저희에게는 가장 큰 혜택이지요."
하지만 문제점도 언급했다.
"매일 자동차로 우리 섬을 찾는 사람들의 수가 많아요. 그러다 보니 좁은 길이 꽉 막힐 때가 자주 있지요. 시에서 지원해 줘서 길을 넓히고는 있지만, 아직도 혼잡한 교통이 문제입니다. 그리고 방문객들이 몰래 버리고 간 쓰레기 역시 큰 문제고요."
여산마을에 살고 있는 주민의 실태에 대해서 물었더니, 그는 노령에도 불구하고 좋은 기억력으로 자세하게 대답해 주었다.
"여산마을은 총 135호에 180여 명이 살고 있습니다. 이분들 중에 노인정을 찾는 남자 노인이 61명, 여자 노인이 105명입니다."
그렇다면, 180여 명의 주민 중에 166명이 65세 이상의 노인이라는 말이다. 이분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주민의 92% 정도가 고령자이다. 이 섬의 인구 고령화가 심각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낭도가 속해 있는 화정면의 노령화지수를 알아보기 위해 여수시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인구통계 자료를 분석해 보았다.
노령화지수(Ageing Index)란 한 사회의 고령화 정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특정 인구 집단 내에서 노인 인구가 차지하는 비율, 즉 65세 이상 인구와 14세 이하 인구의 비율을 비교하여 나타낸 수치이다.
2023년 12월 말 화정면의 주민 2059명 중, 65세 이상의 인구는 1124명이다. 반면 14세 이하의 인구는 44명이다. 노령화지수가 무려 2554.5이다. 다시 말해서 65세 이상의 인구가 14세 이하의 인구보다 25.5배 이상 많다는 것이다. 농어촌 소멸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말은 들어왔지만 이처럼 심각한지는 미처 몰랐다.
주민들이 살고 있는 대부분의 주택들은 낡아 보였다. 눈에 띄는 새 건물들은 대부분 펜션, 식당 및 카페다. 주로 외지인들이 와서 지어놓은 것들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이곳 원주민들은 사라지고, 텅 빈 마을에 펜션과 식당 몇 채만 놓여있을 것을 생각하니 충격적이다.
방본석씨의 마지막 말이 잊히지 않는다.
"우덜 죽어불먼(우리들이 죽고 나면) 누가 여길 지킬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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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등학교에서 영어교사로 32년 재직하고 퇴직함. 한국의 근현대사에 관심이 많음. 특히 해방이후의 역사를 탐독중이며, 이순신 장군의 발자취를 공부하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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