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낡은 선풍기탁자 위엔 낡고 작은 선풍기 하나 올려져 있을 뿐이다. 바람세기도 약해 거의 장식용에 가깝다.
서정은
이렇게 더운데 내 일터에도 선풍기만 있다. 집에는 선풍기조차 없다. 전기요금이 한국에 비해 몇 배나 비싸서 선풍기 이용을 포기했다. 작고 얇아서 조악한 부채를 구할 수는 있지만 크기와 디자인이 다양하고 시원한 부채는 구경할 수도 없다. 나는 파리채와 부채를 한국에서 사와 주변에 선물로 주곤 했다.
비가 흩뿌리듯이 자주 내렸다면 이제는 소나기처럼 한꺼번에 퍼부어 내리는 스콜(squall)도 더러 볼 수 있다. 그간 우산 없이 부슬비를 맞거나 방수 외투 하나 걸치던 모습들은 바뀌었다. 이제 독일에서도 우산은 필수품이 되었다. 우비 하나 입고 공원과 숲에서 몇 시간씩 자유로이 뛰어놀던 아이들에게도 영향을 주기 시작했다.
파리, 모기나 해충들은 독일 공공 방역 덕분에 흔히 볼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는 비가 많이 내려서 모기가 특히 늘었다. 남부 독일 보덴제(Bodensee)나 도나우 강 지역처럼 인기있는 여름 캠핑장, 호텔은 올해 여행객이 예년 성수기보다 50%이상 줄었다 한다. 아예 취소하는 여행객도 늘었는데 그 이유는 늘어난 모기로 야외 활동을 할 수 없기 때문이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