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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 의원들, 왜 투표지 접지 않고 펼쳐 보였을까?"

진주시의회 의장 투표 관련, 진주참여연대 "투표지 공개"... 국민의힘-민주당 다른 주장

등록 2024.07.04 15:01수정 2024.07.0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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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시의회, 의장선거 투표 행위. ⓒ 진주시의회


경남 진주시의회 후반기 의장단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시의원들이 감표위원이 볼 수 있게 기표함에 '투표용지를 접어서 가지고 와 펼쳐서 넣거나, 접지 않고 그대로 넣은 행위'를 두고 계속 논란이다.

더불어민주당 시의원들이 "비밀투표 원칙을 어겼다"라고 하자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민주당이 의회민주주의를 부정한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이탈표 방지를 위해 그같은 투표행위를 했다고 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시민단체가 나섰다. 진주참여연대는 4일 낸 자료를 통해 "투표지 공개로 민주주의를 파괴한 진주시의원들은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진주참여연대는 "후반기 의장과 부의장을 선출하기 위해 본회의가 열렸다"라며 "지방자치와 지역민주주의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리가 우리 민주주의가 어떻게 파괴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자리가 돼 버렸다"라고 규정했다.

이들은 "국민의힘 일부 의원들은 '무기명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 투표의 가장 기본적인 원칙을 어기고 특정 후보자에게 기표한 투표용지를 투표함에 넣기 전, 감표위원이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들은 "기표 후, 투표용지를 접어서 투표함 앞에 왔고 투표함 앞에서 펼쳐 넣었다. 진주시민들을 바보로 아는 이런 가당찮은 변명은 시민들을 더 부끄럽게 만들 뿐"이라고 덧붙였다.

진주참여연대는 "의장선거에서 이탈표를 방지하고 특정인을 당선시키기 위한 행동으로 추정되는 이런 행위는 정당원이기 전에 시민들을 대표하는 의원의 자율권을 침해하고 풀뿌리 민주주의 정신을 왜곡하고 기망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스스로 자정능력을 상실한 채 민주주의를 파괴하는 진주시의회를 보며 억장이 무너진다"라며 "공직선거법에 따라 공개된 투표지 무표처리 후 재검표할 것", "의회사무국은 공개투표한 의원들을 고발할 것", "사법당국은 민주주의를 파괴한 의원들을 법에 따라 처벌할 것", "민주주의를 파괴한 의원들은 공개사과하고 즉시 의원직을 사퇴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힘 "의회민주주의 부정"... 민주당 "결과 인정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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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진주시의원, 3일 진주시청 기자회견. ⓒ 윤성효

 
하루 전날 국민의힘 의원들은 진주시청 브리핑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진주시의회 민주당, 의회민주주의 부정행위 중단하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비밀투표 원칙을 어겼다는 민주당 의원들의 주장에 대해, 국민의힘 의원들은 "의장 선거 관련 민주당의 주장은 터무니없는 억지에 불과하다"라며 "현재 민주당에서는 진주시의원이 직접 투표해서 당선된 의장선거를 부정하고 있다. 이는 진주시민이 선출해 주신 시의원을 부정하는 것이며,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위험한 행위"라고 주장했다.

또 이들은 "민주당에서 주장하는 표 단속에 대한 발언은 맞지 않는 표현"이라며 "국민의힘에서는 지난주 의원총회를 통해 후보 단일화를 하고 의총에서 선출된 후보에게 투표하기로 합의까지 이미 마친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하는 투표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무효표를 주장하며 선거 결과에 불복하는 형태는 바람직하지 않다"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비밀투표 역시 투표를 함에 있어 독립된 공간에서 누구의 제약 없이 비밀투표가 진행되었고 비밀투표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주장은 의원 개개인의 투표권과 권리를 모독하는 발언이라 생각한다"라며 "민주당은 지금 투표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시민의 공복으로서 의회의 역할과 기능에 함께 해주기 바란다"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 의원들은 2일 기자회견을 열어 "비밀 투표 원칙을 어겼다"라며 "의장 선거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라고 선언했다.

지난 1일 치러진 진주시의회 의장 선거에서는 국민의힘 백승홍 의원이 14표를 얻어 8표를 얻은 민주당 서정인 의원을 누르고 당선됐다. 진주시의회는 국민의힘 15명, 민주당 7명이다.

[관련기사]
민주당 진주시의원들 "비밀투표 원칙 어긴 의장선거 인정 못해" https://omn.kr/299xn
#진주시의회 #국민의힘 #더불어민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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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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