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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콩 수확량 5%도 안 돼, 정부는 물가상승 농민 탓만"

충남 농민, 쌀값-농산물 가격 보장 요구... "농산물 가격상승은 엉망 정치 때문"

등록 2024.07.04 12:03수정 2024.07.05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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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중인 충남 농민들 ⓒ 이재환

 
최근 기후변화로 농산물 생산량이 급갑하고 있는 가운데 충남 지역 농민 300여 명이 4일 오전 10시 내포신도시 농협중앙회 세종충남본부 앞에서 집회를 열고 쌀값과 농산물 가격 보장 등 생존권을 보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들 농민들은 농협중앙회 세종충남본부에 전달한 요구안을 통해 ▲80kg 쌀값 26만 원 보장 ▲ 농협에서의 외국산 농산물 판매 금지 등을 요구했다.

이들 농민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평생 겪어보지 못한 기후가 반복되고 있다. 수확한 콩깍지를 열어보면 그 안의 콩들이 말라있거나 아예 열리지 못한 경우가 있다"며 "수정이 필요한 작물들은 긴 시간 장마로 (열매가) 맺히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호소했다.

실제로 농업 현장에서 겪는 기후위기는 심각하다. 집회에 참석한 권태옥 전국여성농민회 충남도연합회장은 "우리 농민들은 열심히 살지 않으면 밥먹기 힘든 세상이다. 요즘 돈 한푼 더 벌겠다고 벼 2모작을 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기후위기 심각해 갈수록 농사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1만 평 밭에 콩을 심었는데 80kg 밖에 수확을 못했다"라며 "10톤 이상을 수확해야 하는데, 수확량이 5%도 안 됐다. 정부는 농작물이 물가의 주범인 것처럼 말한다. (물가 상승은) 정치가 엉망이어서 그런 것이지, 농민들 잘못이 아니다"라고 성토했다.

"환갑인데 아직도 동네 막내, 농촌에 청년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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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민 집회에 등장한 얼음. 농민무시 무능농정을 비판하고 있다. ⓒ 이재환

 
쌀값 보장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진구 전국농민회 충남도연맹의장도 "올해는 정월(음력 1월)에 장마와 5월 폭염 등 듣도 보도 못한 날씨가 계속 됐다. 기후 재난 시대다. 양파, 마늘, 사과 등 모든 작물이 잘 자라지 못하고 있다. 농촌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어 "스물일곱 살에 농사를 짓겠다고 부여(충남 부여군)로 내려왔다. 내가 지금 회갑(만 60세)이 지났다. 귀농했을 때도 마을에서 막내였고, 지금까지도 막내다. 농촌에 청년이 없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쌀값 26만 원을 보장하면 그나마 농민들이 살 수 있다. 밥 한 공기로 치면 300원이다. 이게 부당한가"라며 "지금 부여군 쌀값이 16만5000원이다. 밥 한 공기에 300원을 요구하는 것이 포퓰리즘인가"라고 반문했다.


선춘자 진보당 충남도당위원장은 "정부는 농민들이 농산물 가격이 떨어져서 못살겠다고 외칠 때는 가만히 있고, 물가가 오를 때는 농산물 가격 탓을 한다"라며 "정부는 농산물 가격이 오르면 수입을 하지 말고, 그 대신 농민을 지원해야 한다. 물가를 수입이 아닌 농민과 함께 잡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들 충남 농민들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리는 전국 농민대회에 참가한다. 대회 참가 직전 농협중앙회 세종충남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요구안을 전달했다.


요구안과 관련해 농협중앙회 세종충남본부 관계자는 "농민들의 목소리가 반영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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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회 중인 농민들. ⓒ 이재환

#농민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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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주의자. 개인주의자. 이성애자. 윤회론자. 사색가. 타고난 반골. 충남 예산, 홍성, 당진, 아산, 보령 등을 주로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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