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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 키울수록 적자"... 농민들, '한우 반납' 여의도 집결

대통령 한우지원법 거부-사룟값 폭등-소 가격 하락 삼중고... 3일 오후 국회 앞 집회

등록 2024.07.02 19:11수정 2024.07.02 2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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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축사. ⓒ 윤성효

 
소를 키우는 농민들이 요즘 울상이다. 사룟값이 폭등하고 한우 가격이 내려가면서 소를 키우면 키울수록 '적자'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농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한우산업지원법에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불만이 더 커졌다.

한우 400마리를 키우고 있는 조아무개(진주)씨는 "사룟값이 윤석열 정부 들어서고 난 뒤에 엄청나게 올랐다. 지금은 소를 키울수록 적자"라며 "우크라이나 전쟁에다 가 기후위기 등이 원인으로 옥수수, 밀 등 세계 곡물가격이 올라갔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에서 수입해온 곡물도 있는데, 지금 정부 들어선 뒤에 (러시아가) 한국과 사이가 좋지 않으니 사룟값이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라며 "정부 외교가 '꽝'이다 보니 농민들이 죽을 맛이다. 거기다가 한우 지원 관련 법률도 대통령이 거부해 놓으니 한우 농가의 분노가 치솟고 있다"라고 전했다.

한우 600두를 키우고 있는 한기웅 전국한우협회 경남도지회장은 "한 마디로 사룟값 폭등"이라며 "지금 한우 농가는 소를 키우면 돈을 벌지 못한다. 안정적인 생산을 해나가기가 어렵다"라고 말했다.

한우값‧사룟값과 관련해서는 기금을 마련해 대처해야 한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한기웅 지회장은 "일본을 비롯한 여러 나라는 정부와 사료 관련 업체 등에서 조성해 놓은 기금이 있고, 그 기금으로 소 가격이 내려갈 때라든지 사룟값이 올라갈 때 농민들을 지원해 안정적으로 생산을 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런 기금을 만들어서 운용해야 하는데 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가격상황은 이렇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한우 등심은 kg당 가격이 지난 6월 말에 9만8220원이었는데, 이는 1년 전 11만164원에 비해 떨어진 것. 한우는 비육우 최상품 800kg 기준으로 지난해 1200만 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900만 원대 밑으로 하락했다.

사룟값은 25kg 포대 기준으로 2년 전에 8500원 정도 했는데 지금은 1만4000원 선이라고 한다.


3일 오후 국회 앞 "한우 반납 투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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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한우협회는 3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우지원법 제정, 사료가격 즉시 인하”를 내걸고 “한우 반납 투쟁”을 벌인다. ⓒ 전국한우협회

 
이런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의 '지속가능한 한우산업지원법(한우산업지원법) 거부권 행사' '사룟값 폭등' '한우값 하락'에 뿔난 농민들이 서울로 집결한다.

전국한우협회는 3일 오후 국회의사당 앞에서 '한우지원법 제정, 사료가격 즉시 인하'를 내걸고 '한우 반납 투쟁'을 벌인다. 


한우협회는 '한우지원법 제정' '한우암소 2만두 긴급 격리' '사료가격 즉시 인하' '사료구매자금 상환기한 2년 연장 및 분할상환'을 요구하고 있다.

또 이들은 '최저 생산비 보장 대책 마련' '농업(한우) 예산 확대' '산지가격-소비자가격 연동제 시행' '수입축산물 무역 장벽 마련' 등 긴급경영안정자금 지원을 촉구한다.

서울 집회에는 전국 곳곳에서 많은 한우농민들이 참여한다. 한우협회 경상남도지회는 경남에서만 1400여 명이 상경한다고 했다. 진주, 창녕, 남해, 산청, 함양 등 지역 한우 생산자들이 대거 참석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5월 제21대 국회에서 통과됐던 '한우산업지원법'을 거부했다. 당시 한우협회는 "허탈하고 분하다. 안정된 한우산업 발전과 농촌경제 활성화를 위해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만들고자 했지만 결국 정쟁의 희생양이 됐다"고 논평했다. 한우 농민들은 22대 국회에서 한우산업지원법을 제정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한우협회는 3일 서울 집회를 앞두고 낸 자료를 통해 "이제, 우리의 분노를 확실하게 표출해 '이 땅 위의 자존심 한우'의 굳센 결기를 보여야 할 때가 다가왔다"라며 "여의도로 집결해 방임자들을 심판하고 우리 후손에게 안정적인 한우산업의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라고 밝혔다.

한편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 하원오)은 오는 4일 오후 서울에서 '수입농산물 철폐 전국 농민대회'를 연다. 지역에서도 농민들이 대규모 상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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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축사. ⓒ 윤성효

#한우 #사룟값 #한우반납투쟁 #전국한우협회 #한우지원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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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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