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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고 지원' 헌혈 카페 3곳이 동시에 문 닫는 까닭

[제보 취재] 한마음혈액원 "헌혈 실적 저조해 무기한 운영 중단"... 수혈 환자 피해 우려도

등록 2024.06.26 16:27수정 2024.06.26 1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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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7월 1일부터 운영 중단을 앞둔 헌혈카페 미아사거리점 내부 모습 ⓒ 한마음혈액원

 
카페처럼 편안한 환경에서 헌혈을 받아 혈액 수급에 큰 역할을 해온 헌혈카페 3곳이 헌혈 실적 저조와 혈액수급 안정 등의 여파로 최근 운영을 중단하기로 했다. 

헌혈카페 3곳, 7월 1일부터 무기한 운영 중단... "폐쇄 수순은 아냐" 

대한산업보건협회 부설 한마음혈액원은 26일 <오마이뉴스>에 오는 7월 1일부터 서울 구파발점과 미아사거리점, 경기도 하남시 미사점 등 헌혈카페 3개점 운영을 무기한 중단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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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음혈액원은 지난 24일 헌혈카페 이용자들에게 오는 7월 1일부터 구파발점과 미아사거리점(미아점), 미사점 운영을 중단한다고 문자메시지로 알렸다. ⓒ 독자 제보

 

한마음혈액원은 국고 지원을 받아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20개 헌혈카페를 운영하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헌혈 실적이 저조했던 지난 2020년 이후 헌혈 카페 4개점을 폐쇄했지만, 다른 지역에 4개점을 추가 개소해 20곳을 계속 유지했다.

한마음혈액원 혈액기획국 담당자는 "3개점은 평소 헌혈자가 많이 오지 않던 곳으로, 헌혈 실적이 저조해 운영을 무기한 중단하기로 했다"면서 "헌혈카페 운영 효율성 차원에서 결정했을 뿐 폐쇄 수순을 밟는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근 혈액 수급 상황 때문만은 아니지만, 일정 부분 반영된 측면도 있다"면서 "카페 운영 중단으로 해당 지역 헌혈자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헌혈 버스를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의료대란 영향으로 혈액 수급 안정... 복지부 "장마철 헌혈자 감소 예상" 

그동안 우리나라는 코로나19 팬데믹 등을 거치며 헌혈이 줄어 혈액보유량이 늘 부족했지만, 올해 들어 의대 증원에 맞선 전공의들의 집단행동과 의사 파업 등여파로 의료기관 혈액 수요가 줄면서 혈액 수급도 안정화된 상태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가 발표한 6월 26일 기준 혈액보유량은 적혈구가 9.1일분으로 적정 보유량(5일분)보다 많고, 혈소판도 1일 소요량의 120%를 확보하고 있다. 혈소판의 경우 적혈구와 달리 보유기간이 5일 정도로 짧기 때문에 전공의 집단행동이 한창이던 지난 2월엔 채혈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다만 보건복지부는 장마철과 여름휴가 등 날씨 영향으로 헌혈자 수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지난 14일 광화문광장에서 '헌혈자의 날' 행사를 여는 등 헌혈 참여를 적극 독려하고 있다.

대한적십자사 혈액사업본부도 한마음혈액원과 마찬가지로 국고 지원을 받아 전국 150여 곳에서 '헌혈의 집'을 운영하고 있는데, 현재 운영을 중단한 곳은 없다.

그동안 헌혈카페 미사점 등을 이용했다는 최아무개(42)씨는 "우리나라는 헌혈 인구도 적은데, 접근성이 좋은 헌혈카페가 운영을 중단하면 헌혈하려고 더 멀리 이동해야 한다"면서 "혈액 수급량에 따라 카페 운영을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것까진 이해하지만, 무기한 중단하면 자칫 수혈이 필요한 환자가 제때 혈액 공급을 못 받아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헌혈카페 #한마음혈액원 #헌혈의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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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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