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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안심마을'에서는 치매, 무서워 할 필요 없습니다"

은평구치매안심센터 운영... "보호자·주변인 관찰 중요해"

등록 2024.06.20 15:15수정 2024.06.20 1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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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치미안심센터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서울 은평구치매안심센터는 2008년 문을 연 이래로 치매 국가책임제 시행에 발맞추어 지역사회 내에서 치매 예방과 관리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노인 인구가 많은 은평구의 특성을 고려해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치매 교육과 치매 환자 진단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치매안심마을' 조성에 힘쓰며, 치매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줄이고 환자들이 익숙한 지역사회에서 계속해서 생활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하고 있다. 

센터 내에서는 치매 검진, 상담, 환자 등록, 가족 교육 등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며, 필요에 따라 외부 서비스와도 연계하고 있다. 또 다양한 전문 인력들이 협력해 치매 환자와 가족들을 총체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치매 예방 교육도 강화하여, 지역 내 경로당, 노인대학, 복지관 등을 직접 방문하거나 주민센터를 거점으로 삼아 찾아가는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은평구치매안심센터 심용수 센터장은 치매 관리에 있어 보호자의 역할과 환자 중심의 관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또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치매 친화적인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앞으로 은평구치매안심센터는 조기 발견과 치매 가족 부담 경감, 그리고 치매 친화적 지역사회 구현을 통해 더욱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치매, 안심하고 마을에서 함께할 수 있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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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치매안심센터 심용수 센터장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치매안심센터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은평구치매안심센터는 2008년 은평구치매지원센터로 문을 연 이후 2017년 10월 치매국가책임제가 시행되면서 은평구치매안심센터로 이름이 바뀌었고 현재는 가톨릭대학교 은평성모병원이 위탁운영하고 있습니다. 

은평구는 노인인구가 많은 편인데요. 저희 치매안심센터에서는 주민들을 상대로 치매 교육도 진행을 하고 치매 환자 진단도 하는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치구 별로 치매안심센터가 있는데 은평구치매안심센터는 그 중에서도 특히 지역사회에 초점을 맞춰서 치매 안심마을을 찾고 지역사회와 함께 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 치매안심마을이라는 건 무엇인가요.


"치매라고 하면 거부감부터 드는데요. 이런 거부감을 줄이는 게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치매 판정을 받더라도 환자들은 자신이 살고 있던 지역을 떠나지 않기를 희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에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을 이용할 수 있지만 그 전까지는 마을에서 충분히 잘 지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물론 아주 말기가 되면 좀 달라질 수 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살아왔던 장소에서 익숙한 주민들과 함께 지낼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관공서뿐만 아니라 인근 가게, 지역주민들이 충분히 도우면서 같이 지내는 마을을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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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치매안심센터에서 어르신 대상으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치매안심센터에서 치매 관련 검사나 진단을 무료로 받을 수 있나요?

"네 물론입니다. 다만 치매를 진단하기까지 과정은 이곳에서 진행되지만 치매 진단을 받은 이후에는 치매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을 찾는 건 병원에서 진행하면 됩니다. 이외에도 치매관련 상담이나 치매환자 등록, 치매가족 교육지원, 치매인식개선 교육 등을 맞춤형으로 제공하거나 필요에 따라서 외부서비스와 연계하고 있습니다." 


- 지역 주민들의 참여도는 어떤가요? 

"치매검진을 원하는 노인어르신이 증가하고 있는데요. 1일 검진 이용인원은 평균 30명~40명정도이며, 치매환자 및 보호자 서비스 이용인원이 1일 50~60명 정도 센터를 방문하고 있습니다. 지역주민들도 자원봉사활동이나 기억친구를 양성하는 인식개선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 만약 치매진단을 받게 되면 어떤 서비스가 제공되나요? 

"인지기능을 유지하기 위해 쉼터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실종예방을 위한 인식표 및 위치추적기 등 서비스 지원, 경제적부담 완화를 위한 치매치료관리비 지원 및 조호물품 제공, 자원연계를 위한 사례관리 등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치매 환자를 돌보는 보호자를 위한 프로그램도 있는데요. 돌봄 역량 향상을 위한 헤아림 및 희망다이어리 가족교육이 있고 가족교육 수료 후에는 자조모임으로 이어가며 정서 및 정보교류 지원을 하고 있습니다."

"치매 진단, 가족과 주변인의 관찰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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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평구치매안심센터 기억정원 (사진 : 정민구 기자) ⓒ 은평시민신문


- 그동안 많은 환자들을 만나셨을텐데요. 기억에 남는 일이 있다면요.

"치매검사를 받으러 온 분들이 만약 치매진단을 받으면 어쩌나 하는 마음에 거부를 할 때가 많아요. 가족들이 뭔가 좀 이상하다 싶어서 환자를 모시고 오면 환자분은 나는 멀쩡한데 우리 애들이 나를 이렇게 데리고 왔다면서 화를 내면서 거부반응을 보일 때가 많은데요. 그런 분들은 검사를 하면 대부분 치매환자인 경우가 많아요. 

제가 강조하는 건 두가지인데요. 우선 치매진단에서 가장 중요한 건 바로 보호자입니다. 환자를 잘 관찰하면서 이전과는 달라진 점이 있다는 보고가 제일 중요하거든요. 치매 진단에서 일상생활 수행능력을 보는 게 중요한데 저희가 환자를 보면서 평가하지만 일상생활 수행 능력은 저희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같이 살고 있는 보호자와 주변인들의 관찰과 보고가 가장 중요합니다. 

제가 치매진단 과정 중에 보호자에게 일상생활 수행능력이 어떤지 물어볼 때가 있는데요. 그럴 때 같이 안 살아서 모르겠다고 답변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다른 하나는 환자를 중심으로 좀 더 생각해야 한다는 건데요. 부모님이 치매진단을 받은 경우 자녀분들이 부모님이 놀라실테니 얘기하지 말아달라고 하는 경우가 있어요. 제가 미국 연수를 갔을 때 굉장히 인상 깊은 장면이 있었는데요. 저희 교수님이 치매 진단을 내리기 전에 환자한테 묻더라고요. 당신의 검사결과를 보호자에게 얘기해도 괜찮겠냐고요. 그걸 보면서 우리는 치매 환자의 인권을 생각하지 않는 게 아닌가 생각이 들었습니다."

- 고령화 사회를 맞이해 개인이나 우리 사회가 준비해야 할 건 무엇일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치매예방입니다. 그리고 우리 지역사회가 치매안심마을이 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할 것도 많은데요. 노인 인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에 치매 환자수도 늘어날텐데요. 그 환자는 우리 부모님이 될 수도 있어요. 그 분들도 다른 데 안가고 지역에서 함께 살고 싶어합니다. 우리 지역사회가 조금 더 열린 마음으로 같이 가는 사회가 되면 좋겠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은평시민신문에도 실렸습니다.
#박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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