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림 채소밭지난해부터 비가림 시설을 빌려 농사를 짓기 시작한 포비의 채소밭. 온갖 채소와 토마토 등이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포비는 이날 토종교실 참가자에게 마음껏 채소를 뜯어갈 수 있게 했다.
류승아
수박 심기 전 포비의 설명이 이어졌다.
포비 : "관행농은 수박을 크게 키우고 달게 만들기 위해 인위적인 것을 해요. 자연농법으로 천천히 단단하게 키운 수박이 인위적으로 달게 만든 수박의 단맛을 따라잡지 못해요. 하지만 건강한 방식으로 생명력 넘치는 수박으로 키우고 있어요. 무투입으로 수박을 키울 때 중요한 것은 잎이에요. 수박 잎들이 충분히 광합성을 할 수 있도록 풀 관리를 해주어야 해요.
수박은 순지르기가 중요해요. 원줄기는 잘라버리고 잎의 겨드랑이에서 나오는 아들순을 키워 수박이 달리게 해요. 그런데 첫 번째, 두 번째 잎은 힘들게 나오느라 크기가 작죠. 그리고 광합성을 통해 양분을 모아서 키운 세 번째, 네 번째 잎은 크기가 훨씬 크게 잘 자라죠.
하나는 예비로 남겨두고, 그래서 수박은 처음 다섯 잎을 남기고 원줄기를 잘라버려요. 관행농 수박농사에서는 순지르기를 많이 한다고 알아요. 무투입으로 수박을 키울 때 중요한 것은 잎이에요. 그래서 저는 한 번만 순지르고 잎을 최대한 살려둡니다.
처음 심고 한 달간은 밭에 가보지 않아요. 가서 눈으로 보면 물을 주고 싶은 마음이 생기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가보지 않아요. 하지만 수박은 스스로 이겨내어 땅에 뿌리를 내리고 생명을 이어가죠. 그 자연의 생명력을 믿고 기다려주면 됩니다.
심은 뒤 한두 달은 풀 관리가 중요합니다. 하지만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태풍에 대비해 풀을 남겨두어야 해요. 물론 풀이 잎을 가리지 않을 정도로 관리는 해주어야 하지만. 풀이 없으면 태풍이 불었을 때 수박 잎이 다 날아가버리고 수박만 덩그러니 남게 되요. 그러면 수박은 자라지 못하고 그대로 썩어버립니다. 수박 잎이 풀에 기대어 땅에 단단히 고정될 수 있게 적당한 풀을 남겨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 열매가 달리기 시작하면 그것들이 다 커지고 달게 익어줄 것 같지만 하나 이상을 키우게 되면 어느 하나도 상품성 있게 크지 못하고 파치가 되어 버려요. 그래서 솎아줄 때는 과감하게 솎아주어야 해요."
윰 : "수박모종 심을 때 어떻게 심으시나요?"
포비 : "대개 모종 심고 2~3일 뒤 비예보가 있을 때 심어요. 모종을 땅에 심은 뒤 뿌리는 눌리지 않게 하면서 모종 둘레 흙을 다져주는 것이 필요해요. 흙이 밀착되어 있어야 뿌리가 물을 찾아 쉽게 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영인 : "저는 날마다 수박에 물을 주고 있는데 괜찮을까요?"
포비 : "물을 푹 많이 주면 괜찮은데 찔끔찔끔 매일 주게 되면 오히려 해로울 수 있어요. 겉흙이 젖었다 마르면서 땅이 더 딱딱해질 수 있기 때문이에요. 수박이 스스로 물을 찾을 수 있게 내버려 두는 것이 더 나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