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왼쪽은 한국에서 출국 전 만든 여권 속 아이 사진. 오른쪽은 요안네커스의 양부모가 도착 직후 찍은 사진
김유경
안스는 다음 날 해외 입양을 주선한 국제입양관리국(BIA)에 전화를 걸어 혹시 이후에라도 아이가 바뀌었다고 연락이 온 사람이 있냐고 물었다. 그쪽에서는 확인 후 연락드리겠다고 했지만 수개월이 지나도록 감감 무소식이었다.
"제 딸을 원하지 않아서 그렇게 확인 요청을 했던 것은 아니에요. 다만 저는 이 아이가 누군지 어떻게 친모와 헤어졌는지 그 이야기를 정확히 알아야 될 것 같았어요. 아이는 아무것도 모르잖아요. 저는 아이의 입양 전 이야기를 들려 줄 수 있는 유일한 어른이니까요."
BIA는 끝내 답을 주지 않았고 그렇게 그 아이는 안스씨네 가족이 되어갔다.
2002년, 온 나라가 월드컵 열풍으로 뜨겁던 그해. 28살이 된 요안네커스씨는 자신의 뿌리를 찾아 입양 이후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양엄마가 동행한 한국 여정의 첫 번째 목적지는 요안네커스(Jojannekes)의 입양을 대리했던 H 입양기관이었다. 28년 전 스키폴공항에서 아이가 뒤바뀌었던 일의 진위에 대해 직접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안스씨는 "입양 당시 기관은 양부모에게 아이의 입양기록을 주는데요. 제가 갖고 있던 기록은 여권에 있던 그 아이의 것이었어요. 우리 아이의 진짜 기록을 받고자 방문을 했었죠"라고 말했다.
사실 그녀가 '아이가 뒤바뀌었다'란 생각을 하게 된 것은 사진 때문만이 아니었다. 입양기록상에 아동은 당시 신장이 80cm로 태어난 지 24개월은 훌쩍 넘는 아이라고 적혀있었으나 요안네커스의 키는 당시 72cm에 불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