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사랑공동체교회의 베이비박스·베이비룸 2023.7.11
소중한
보호출산제를 반대하는 이들은, 이 제도가 익명출산의 길을 터줌으로써 아동 유기를 조장한다고 말한다. 현재 민간이 운영하는 베이비박스는 아기를 놓고 가려는 생부모를 상담하여 최대한 양육을 권고하고 이들을 돕는 데에 우선순위를 둔다. 그러나 생부모가 공적 지원체제에 접근하려면 자신의 신분부터 밝혀야 한다. 이후 이들이 양육을 포기하고 베이비박스를 찾을 경우 형사처벌의 위험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렇다면 결과적으로 어느 쪽이 유기를 조장하고 있을까?
현재 베이비박스가 하는 일을 국가의 공적 영역으로 가져오는 것이 보호출산제의 핵심내용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보호출산제를 정면 반대하는 것이 스스로 생각해도 떳떳지 못했는지 '지금은 시기상조'라고 말한다. 생명을 구하는 일에는 시기상조라는 말 자체가 퇴보이며 역행이다. 이것이 2천여 년 전 장자가 일갈한 내용이다. 그가 통렬하게 지적했던 대로 생과 사의 간극에 놓인 이에게 먼저 한 국자의 물을 제공하는 것이 진정한 정의다. 그러니 진심으로 묻고 싶다. 지금 보호출산제를 미루는 것이 최선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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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가족이 된다' 저자. '사전의료의향서 실천모임' 상담사, '전국입양가족연대'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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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출산제'가 시기상조? 장자의 우화를 떠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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