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촌문화발전소 기획전시 '그것을 필요로 하지 않는 움직임' 전경안태운 시인의 시 '영상 밖에서', 김대유 작가의 작품 '기다리는 빛', 윤충근 디자이너의 '벽지'
양이언
신촌문화발전소 1층과 2층 사이 보이드(실내 빈 공간)에서 참여 예술인 4인의 작품을 가깝게 배치한 기획은 이번 전시의 주제의식이 선명하게 드러나는 특이점이다. 윤충근의 사물 12종 가운데 벽지는 안태운의 시 〈영상 밖에서〉의 단어들을 '기나긴 장마'라는 마지막 문장의 이미지에 착안해 글 폭이 점점 짧아지는 계단형으로 편집해서 계단 옆 벽면에 배치했다.
안민옥의 사운드 작업이 시설 스피커로 재생되고 김대유의 회화 〈기다리는 빛〉이 같은 벽 위로 설치된 보이드에 활자를 얹은 디자인은 네 사람의 세계를 잇는 교차점을 제시한다. '책을 넘는 시'와 '벽을 넘는 그림'은 일반적인 지지체 형식 너머 무한한 공간으로 향한다.
신촌문화발전소는 2018년에 개관하여 청년 예술인 스스로 가능성을 확장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획-창작-발표의 과정을 지원하는 문화예술 플랫폼이다. 신촌 지역의 특성을 살려 경계를 넘나드는 자유로운 상상과 창의적 실험이 구현되는 기회를 마련하고, 경쟁과 배제보다 교류와 협력을 통해 건강하고 안전한 창작 환경을 제공하고자 노력해왔다.
신촌문화발전소가 위와 같은 운영 방향으로 기획한 이번 전시 기획은 20세기 프랑스 문학가 레몽 크노(Raymond Queneau)가 이야기 하나를 99가지 스타일로 쓴 작품 '문체 연습'에 착안해서 창작과 매개 활동을 이루는 요소 여럿이 각기 다른 스타일 표현을 연습하는 연속체임을 밝히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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