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내부고발 해고자 박미희씨, 해고 10년되는 날 기자회견 모습기아차 내부고발 해고자 박미희씨, 해고 10년되는 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사람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창우
지난 5월 30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앞에서는 특별한 기자회견이 진행되었다. 기아차 판매 부문에서 일하다가 내부고발을 했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지 만 10년을 맞은 노동자 박미희씨의 원직 복직 요구 기자회견이 열린 것.
긴 세월 동안 박미희씨는 서초동 현대기아차 앞 거리에서 저항과 투쟁의 삶을 살았다. 남들 누리는 평온한 일상생활이 불가능한, 보통 사람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특별한' 삶을 살았다.
말이 10년이지 달로, 날로, 시간으로 계산하면 어마어마한 세월이다. 개인에겐 영겁이라 느낄만한 시간이다. 겉으로 보기에는 박미희씨 스스로 선택한 것 같지만 한꺼풀만 벗겨 보면 박씨의 '고난의 10년사'는 부조리가 켜켜이 쌓이고 불공정과 불의가 만연한 재벌기업과 내부고발자를 보호하지 않는 한국 사회의 민낯이라 할 수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기아자동차 박미희 해고자 공대위 공동대표단, 함께 연대하는 노동자들, 박미희씨가 겪는 아픔을 함께 아파하는 시민들 20여명이 참여했다.
참가자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귀막고 눈감고 노동자의 요구를 묵살하는 현대기아차의 파렴치한 모습은 이 땅 재벌 나라의 부끄러운 민낯이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착취와 탄압의 전형을 보여준다"면서 "자신들의 배타적 이득을 위해 자신들의 더러운 치부를 드러내고 수술하고자 했던 내부고발자를 해고하고 길거리로 내몰았으며 집회 방해는 물론 고소 고발까지 남발해 왔다"고 비판했다.
이어 참가자 일동 명의의 결의문을 통해 "자본주의하에서 해고는 경제적 사형선고입니다. 목숨에 어떻게 포기가 있고 목숨에 어떻게 양보가 있을 수 있습니까? 필연적으로 싸울 수밖에 없는 길을 박미희 해고자와 함께 다시 결의합니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