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문속 민주시민교육 정의공문에 써있는 민주시민교육 정의 화면갈무리
이선진
두 번째로 진행해야 하는 것은 관련한 교육을 한 분이 있는지 교내 메신저 등을 통해서 확인하는 것입니다. 교내 메신저를 통해 파악하는 이유는 공문 검색만으로는 해당 내용을 모두 파악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이것마저도 공립학교의 경우에는 교사들의 근무지 변동으로 인해 확인이 쉽지 않습니다. 더불어 메시지를 받는 선생님들 판단이 조금씩 다를 수 있기도 하고요. 학생들을 챙기는 게 주 업무다 보니, 하루에 수십 통씩 오는 별도 메시지를 다 챙기기도 쉽지 않은 게 현실입니다.
세 번째로는 학교 공문을 살펴보는 것입니다. 공문의 키워드를 무엇으로 살펴봐야 할지 고민입니다. 저는 일단 '민주'라는 용어로 검색을 시작했습니다. 민주라는 이름이 들어가 있는 많은 공문 중에서 교육활동 관련 자료를 찾아봅니다. 21학년도에는 민주시민관련 글쓰기 대회가 검색이 돼 내용을 살펴봤습니다. 제목만으로는 요구자료에 부합하는 교육활동인지를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계획서 등을 살펴 보면서 판단합니다.
2022학년도에는 민주시민교육 실시현황이라는 교육청 보고 공문이 보입니다. 내용을 살펴보니 창의적체험활동시간, 교과수업시간등 모든 수업시간에 연계해 진행이 됐다고 보고돼 있습니다. 그런데 세부적인 내용은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다시 고민에 빠집니다. 이걸 요구자료에 부합하는 교육활동으로 넣을지 말지를 결정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걸 모든 학년이 실시한 것으로 봐야 할지, 학교에 이런 교육이 있었다고 해석해야 할지 고민이 됩니다. 민주시민교육 실시현황이라는 교육청 공문에 의거해 보고된 자료이고, 창의적체험활동시간 및 교과수업시간이 모두 해당된다고 보고가 돼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학년을 대상으로 교육을 한것으로 포함시키기로 결정합니다.
대략 위의 세 가지 절차가 끝나고 나면 자료를 정리하고, 내부 결재를 받은 후 교육청에 자료를 보고합니다.
교사별로 위의 자료를 완성하기 위해 소요되는 시간은 다를 겁니다. 다만 저의 경우에는 경력도 20년이 넘었고, 행정업무도 능숙한 편에 속하는 교사인데도 공문을 작성하는 데에만 몇시간 훌쩍 지나가버렸습니다. 경력이 얼마 안 된 교사이거나 행정업무에 미숙한 경우엔 시간·노력이 더 많이 들어갈 겁니다. 경기도 2500여 곳에 달하는 학교의 교사들이 의원님의 요구자료를 작성하기 위해서 저와 비슷한 상황을 겪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공문을 제가 접수한 것은 금요일이었습니다. 보고 기한은 월요일까지이고요. 저는 어쩔 수 없이 주말을 이용해 확인을 합니다.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다 보니, 현장 교사들의 불편한 마음은 당연할 것입니다.
답변에만 몇 시간 걸려... 금요일에 주고 월요일까지 보고하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