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경북 포항시 남구 제철동에 있는 포스코 포항제철소 2고로에서 한 직원이 용광로에서 쇳물을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포항제철소는 지난해 9월 태풍 힌남노로 공장 대부분이 잠기는 큰 피해가 났으나 3개월여 만에 대부분 복구했다. 2023.1.1
연합뉴스
포스코는 국내 5위의 대기업으로, 지난해 막대한 매출 신장을 이뤘다. 철강부문은 시장 상황 악화와 태풍 힌남노에 의한 조업 중단 등 난제로 영업이익이 감소했지만, 포스코에너지와 합병한 포스코인터내셔널은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1조 원을 돌파했고, 포스코케미칼 역시 연 매출 3조 원을 돌파하면서 크게 성장했다.
포스코 경영진은 철강부문 영엽이익 감소를 근거로 "1000원도 아끼자"며,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지만, 정작 최정우 회장 등 임원들은 스스로에게 수십억 원에 달하는 "셀프 성과급"을 지급해 노동자들과 국민들로부터 싸늘한 시선을 받고 있기도 하다.
기후변화 대응한다더니... 압도적인 탄소배출량
포스코 자본의 표리부동(表裏不同)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지난해 포스코 사측이 발간한 '2021 기업시민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 포스코의 탄소배출량은 7848만 톤으로, 우리나라 전체 탄소 배출량의 약 11.6%를 차지했다. 포스코 같은 기업들이 배출하는 탄소배출량은 가히 압도적이다.
한데 포스코는 이른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지표에 있어 우수한 평가를 받고 있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보고서에서 '환경'이라는 단어는 594회나 등장하는데, 이 보고서에서 포스코는 기후변화 대응과 대기환경 개선, 생물다양성 보존을 위한 여러 활동을 선전하고 있다.
가령 수소환원제철 기술의 개발, 철강슬래그로 만든 규산질 비료 생산, 폐패각의 제철공정의 재활용, 직원들의 도시락통을 일회용이 아닌 다회용으로 쓰기 등 실천을 선전하고 있다. 지난해 대한상공회의소는 'ESG 경영' 사례로 포스코를 당당히 추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런 선전들은 포스코의 위선을 감추는 행위라는 비판을 빠져나갈 수 없다. 주지하다시피 포스코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탄소배출량을 쏟아내는 기업이고, 국내를 벗어나면 요식적인 면피마저 희미해진다.
가령 계열사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에서 군부와 합작해 천연가스(LNG) 채취와 가스전 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이 사업은 미얀마 서쪽 슈웨(Shwe)에서 약 180km 떨어진 해상에서 진행되는 것으로, 포스코인터내셔널이 51%, 인도국영석유가스공사 17%, 미얀마국영 석유가스공사(MOGE)가 15%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포스코인터내셔널 2022년 사업보고서). 미얀마 정치범지원협회 AAPP에 따르면, 5월 18일 기준 현지에서 반군부 시위 등으로 2만2481명의 시민들이 체포됐고, 3520명이 목숨을 잃었지만, 포스코 자본의 잔치는 끝날줄 모른다.
물론 천연가스는 석탄화력 발전에 비하면 탄소배출이 적다. 석탄 발전을 천연가스로 전환할 경우 단위당 탄소배출량은 약 40% 줄어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데 LNG는 주 성분(90% 이상)인 메탄을 저장과 운송을 위해 액화시킨 것이기 때문에 다른 단점도 크다.
미국 국립해양대기청에 따르면, 지난 20년 동안 메탄이 온난화에 끼친 영향 온난화지수는 이산화탄소에 비해 84배에 달한다. 2021년 제26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6)가 "2030년까지 세계 메탄 배출량을 최소 30% 감축하자"고 합의한 것도 그 때문이다. 물론 이 합의는 아무런 구속력도 없는 허울뿐인 말잔치에 불과했지만 말이다.
이런 이유로 포스코는 최악의 그린워싱 기업이라는 오명을 씻을 수 없다. 그린워싱은 기업의 제품, 목표 또는 정책이 환경 친화적이라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친환경 홍보 또는 친환경 마케팅을 기만적으로 사용하는 마케팅 기법이다. 실제 포스코는 기후위기의 원인인 석탄 사용으로 인해 비판을 받아왔고, 환경 성과를 과장했다는 비난을 받아왔다.
2009년 포스코는 "2018년까지 친환경 산업 분야에 7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그러나 10년 동안 포스코의 실제 탄소배출량은 매우 빠르게 증가했을 뿐이었다. 2011년 포스코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7712만 톤이었고, 2019년에는 8060만 톤을 기록했다.
지난 2020년 12월 포스코는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달성하겠다고 선언했지만, 이후로도 포스코의 탄소배출량은 늘어났다. 2020년 7849만 톤으로 소폭 줄었으나, 2021년에는 다시 8098만 톤으로 늘어났다(국가온실가스종합관리시스템 자료 참고). 보고서를 그럴듯하게 만드는 일과 실제로 탄소배출량을 줄이는 것은 완전히 다른 문제다.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