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12월 29일 한 중학생이 평소 온라인 재택 수업을 하는 자신의 방 책상 앞에 앉아 '존경'과 '자부심'을 뜻하는 수어동작인 '덕분에 챌린지' 포즈를 취하고 있다. 열화상 카메라의 측정 온도가 사람의 평균 정상 체온인 섭씨 36.5도를 가리키고 있다(자료 사진).
연합뉴스
2년 전부터 수어를 배우고 있다. 수어를 배우며 농아인들과 참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사회적 약자'라는 사회의 시선이 무색하게 모두 삶의 활기가 넘치는 사람들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아직 사회는 그들이 맘 놓고 살아가기 힘든 곳이었다.
자가 격리가 철저하던 때 코로나에 확진됐던 농아인을 만났다. 비장애인에게도 힘든 격리인데, 그들에겐 오죽했을까. 의사 한 번 만나기, 약 한 번 타기 쉽지 않았다고 했다. 이때뿐만이 아니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불편과 핀잔을 감수하지 않았던 날을 손에 꼽는다고 했다.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많아 보였다. 하지만 그들의 삶을 조명하고자 하는 곳은 어디에도 없었다. 그래서 내가 직접 그들의 이야기를 전하기로 했다. 직접 묻고, 듣고, 썼다.
2022년 4월 처음으로 나와 내 주변의 이야기를 담은 기사를 실었다. 나만이 알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은 알 수 없고 혹은 알려고 하지 않았던 이야기였다. 그렇게 언론사 <오마이뉴스>의 '신인 시민기자'가 됐다(해당 기사 :
"전화 진료 못 받는 우린, 코로나 걸리면 어쩌죠?" https://omn.kr/1yc5y ).
전문가만이 기사를 쓸 수 있다는 생각
<오마이뉴스>에 시민기자가 있다는 사실을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리고 '시민기자'는 허황된 말이라고 생각했다.
'기자는 전문직이다. 기자란 취재를 통해 밝혀진 사실을 알리는 사람. 전문성을 가지고 정치‧경제‧사회의 단면을 깊숙이 파고들며 공익을 위해 필요한 정보들을 전달해야 한다.'
일반 시민들이 어떻게 그런 기자가 될 수 있나. 그들은 정·경계에 닿을 수 없고, 권위자들에게 물을 수 없다. 전문성을 보장할 수 없는 시민들이 기자로서 기사를 쓸 수 있다고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시민기자가 돼 보고 알았다. 학문적이고 전문적인 분야만 기사화 될 필요는 없다. 그런 기사들은 이미 넘치도록 보도되고 있다.
'기자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사실을 알리는 사람.'
오히려 온 세상이 집중하는 중대한 것들에 밀려 주목받지 못했던 부분을 보여주는 것이 시민기자들이 가진 역할이자, 능력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