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 카트만두 수퍼마켓의 매대네팔, 한 수퍼마켓의 매대에 전시되어 있는 한국 라면들
신보경
세계 인스턴트 라면 협회(World instant noodles association)의 통계에 의하면 2021년 라면 소비량 순위에서 한국이 8위, 네팔이 13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1인당 소비량은 한국이 2위, 네팔은 4위이다. 2019년 통계에서는 1인당 라면 소비량으로 한국이 1위, 네팔이 2위를 차지했다. 네팔이 라면을 많이 소비하는 국가이기는 하지만 'K라면'이 대중들과 가까워진 것은 최근 몇 년간의 일이다.
신라면과 너구리 같은 한국 라면이 네팔에 시판된 지는 10년이 훨씬 넘었다. 2010년대 초에는 관광객이나 외국인들이 자주 찾는 상점이나 카트만두 대형 슈퍼마켓에서 한국 라면을 구할 수 있었다. 네팔에 거주하는 외국인, 한국 경험이 있는 네팔인 등과 같은 고정 고객들이 있었기 때문에 한국 라면은 꾸준히 대형 마트의 매대를 차지했다.
하지만 네팔의 대중들에게 인기를 얻기까지는 시간이 더 걸렸다. 젊은이들 사이에 한국 드라마가 크게 유행했고 드라마에 자주 등장하는 한국 라면에 대한 호기심도 커졌지만 네팔 라면의 대여섯 배가 되는 가격의 라면을 굳이 시내의 대형 마트까지 와서 사 먹을 만큼은 아니었다. 게다가 네팔인들의 입맛에 맞고 가격이 저렴한 라면들이 가까운 동네 구멍가게에 차고 넘쳤다.
2010년대 중반 인터넷과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네팔 젊은이들은 세계적인 트렌드에 더 민감해졌다. 매운맛의 세계적인 유행, 불닭볶음면의 선풍적인 인기, 유튜브의 먹방 채널 등의 영향으로 한국 라면은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인기를 더해갔고 그에 따른 수요도 증가했다. 몇 해 동안 마트의 매대에서 불닭볶음면을 비롯한 한국 라면들이 차지하는 면적은 점점 더 넓어졌다.
불닭볶음면의 대성공에 힘입어 2019년 여름, 네팔의 아세안 타이 푸드(Asian Thai Foods)라는 기업에서 불닭볶음면을 연상케 하는 '2pm아카바레(Akabare)' 라면을 출시했다. 네팔 최초의 매운 라면으로 기존의 네팔 라면보다 2배 이상 비쌌지만 네팔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한국 라면' 내걸고 신제품 내놓은 네팔 식품 회사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