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흥 회진면 삭금마을 식당의 된장물회
서동환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물회는 고추장을 기본으로 해서 만드는데, 장흥의 물회는 여름 제철 채소인 열무김치에 된장을 넣고 무친 것이 특징이다. 뱃사람들이 고기잡이하다가 생선에 된장, 김치를 넣고 비빈 뒤 물을 부어 찬밥을 말아 먹은 데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싱싱한 회와 청양고추, 오이, 깨소금, 매실 식초가 조화돼 시원한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잘 익은 열무김치가 신의 한 수였다. 회진면 삭금마을, 수문해수욕장, 장흥읍 등에서 맛볼 수 있다.
해마다 5월이면 장흥 수문항에서는 키조개 축제가 열린다고 한다. 이곳 청정해역인 득량만 갯벌에서 나오는 키조개는 패주(관자)가 유난히 크다. 모래가 많은 곳에서 자란 키조개보다 육질이 부드럽고 향도 좋다. 패주(관자)는 한우삼합으로, 나머지 조갯살은 매생이탕으로 끓여 먹으니 가히 조개류 맛의 최고봉이라 할 만하다.
장흥의 갑오징어는 통째로 쪄서 먹는 갑오징어먹찜이 유명하다. 갑오징어의 먹물은 약재로 쓸 정도로 영양이 풍부한데 이를 활용하는 요리법이다. 장흥이 자랑하는 갑오징어 먹찜은 봄철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이번 여행에서는 숯불에 구워 먹었는데 그 쫄깃함과 부드러움에 반했다. 왜 갑오징어가 오징어보다 더 비싼지 알만했다.
장흥 득량만의 갯벌에서 잡은 낙지들은 다리가 가늘고 길며, 윤기가 흐른다. 정남진 해양낚시 공원 회센터에서 사서 먹어 본 낙지는 살아있는 그대로 먹는 낙지탕탕이가 됐든, 숯불에 구워 먹는 구이요리가 됐든 유난히 쫄깃쫄깃했다. 충분히 '장흥 9품'에 선정될 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