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들의 커튼콜에 응답하는 지휘자 달리아 스타솁스카와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
통영국제음악재단
우크라이나 태생의 핀란드 국적 지휘자가 아시아의 오케스트라와 함께,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곡을 연주하며 한국의 관객들을 열광시킨 장면, 이번 통영국제음악제의 테마 '다양성 속의 비전 vision in diversity'이 제대로 구현된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25일 2022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 프로그램은 현 시대 가장 각광받는 미국 작곡가 앤드루 노먼의 '플레이 : 레벨1(1악장)', 러시아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체코슬로바키아 작곡가 안토닌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 b단조(트룰스 뫼르크, 첼로)였습니다.
가장 최신의 현대음악으로 시작해서 현대음악의 문을 연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그리고 많은 음악팬들에게 인기있는 첼로 협주곡으로 이어지는 구성입니다.
통영국제음악제의 특징 중 하나는, 대중들에게 어느 정도 익숙한 곡과 최신 최첨단의 현대음악을 함께 프로그램으로 구성한다는 것인데요, 이번 음악제 개막공연도 '다양성 속의 비전' 주제를 구현하면서, 현대음악 레퍼토리와 대중성을 가진 곡을 함께 배치했습니다.
드보르자크 첼로 협주곡은 평소에도 기자가 즐겨듣는 곡이라 기대를 갖고 개막공연을 보았고, 아시아 초연의 '플레이'도 흥미로운 곡이었습니다만, 개막 무대에서 특히나 인상적인 부분은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였습니다.
대개 클래식 콘서트에서 커튼콜은 마지막 곡을 연주하고 나서 관객들이 뜨거운 성원을 보내며 박수가 이어지는 모습입니다만, 이번 통영국제음악제 개막공연 두 번째 레퍼토리인 '불새' 연주 직후에는 공연 엔딩 커튼콜만큼이나 열렬한 호응이 쏟아졌습니다. 인터미션 쉬는 시간을 앞두었다지만 무려 다섯 번에 걸쳐 커튼콜이 있었지요.
음악예술 전문 기자는 아니다보니 엄밀한 비평은 어렵습니다만, 스트라빈스키의 '불새'를 이렇게 편안하게 느끼고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경험은 처음이었던 것 같습니다.
악곡에 대해 명백하게 확신을 가지고 또박또박 연주를 이끌어가는 지휘자 스타셉스카의 해석과 그 지휘에 반응해 음악을 표현하는 통영페스티벌오케스트라의 역량이 발휘된 것이겠지요. 열정적이되, 과함이 없는 '불새'였다고 느꼈습니다.
러시아 작곡가 스트라빈스키의 출세작이자 현대음악의 문을 연 명곡, '불새'를 지휘한 달리아 스타솁스카(38)는 우크라이나 태생의 핀란드 국적이며 모친이 우크라이나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