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인지문(동대문)과 한양도성
이영만
이렇게 창신숭인 도시재생은 행정의 도시재생사업으로 시작하여 민간의 참여와 투자, 주민들의 도시재생기업 창업과 자립, 새로운 사람이 유입되고 주민이 변화하는 '사람재생'으로까지 이어지는 성공적인 사례가 되었다.
창신숭인이 도시재생이 아니라 재개발이 되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아마도 3만 명의 주민 중 80%(2만 4천 명) 이상이 밀려났을 것이다. 2천여 개의 봉제공장과 연계산업, 수만 명의 일자리와 연간 1조 5천억 원의 생산, 나아가 동대문 패션의 경쟁력이 사라졌을 것이다. 그리고 빌딩 숲에 둘러싸인 한양도성과 흥인지문을 보며 안타까워하고 있을 것이다.
세계의 문화컨텐츠 수도를 지향하는 서울의 경쟁력을 이렇게 어디에나 있는 아파트로 바꿔버렸다면, 지금쯤 우리는 정말 후회하고 있지 않았을까? 2014년 창신숭인 주민들이 도시재생을 선택했기 때문에, 주민들이나 봉제공장들, 골목상권이 밀려나지 않으면서도 창신숭인 지역은 새로운 변화의 기회를 맞이하고 있으며, 서울의 경쟁력도 지켜낼 수 있었다.
'사람 재생'을 통한 서울형 도시재생
'서울형 도시재생'이 지방의 재생과 다른 이점이 있다면, 그리고 서울만이 가진 핵심자원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사람'이다. 지방도 얼마든지 최신 유행의 공간을 창출할 수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울은 다양한 인적 자원과 사람이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서울의 도시재생은 사람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장소의 매력을 만들고 이들과 기존 지역이 융합하는 화학적인 변화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재생사업을 통해 지역에 애착과 자부심을 가지고 지역을 만들어가는 사람을 만들어내는 '사람재생'이 이루어질 때 이 변화가 시작되고, 그 이후에는 이러한 사람들과 지역이 함께 반응하여 자생적으로 창의적이고 경쟁력있는 도시공간을 만들어가게 된다.
창신숭인의 사례에서 보았듯이, 이러한 '사람재생'이 바로 세계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키우는 서울만의, 서울에 의한, 서울을 위한 '서울형 도시재생'의 목표이며 방법론이다. 서울도 우리나라도, 우리의 가장 큰 자원은 바로 '사람'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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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신숭인 도시재생 협동조합 이사
(서울대학교 협동과정 도시설계학 박사 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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