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은재 전경
심홍석
학은재(鶴隱齋)는 '학이 은거하는 서재'라는 뜻을 가진 독채형 한옥 민박이다. '학은재'에 도착하자 주인장이 직접 나와 반겨주었다. 작고 좁은 문을 열고 들어서면 작은 골목 같은 통로가 나온다. 마치 스페인 코르도바에 있는 꽃의 골목을 연상시키는 짧은 통로를 지나면 아담한 한옥이 나타난다.
주인장은 대문을 열고 잠그는 방법부터 집 내부의 시설 및 각종 기기의 사용법에 대해 자세히 안내해 주셨다. 특히 맛집에 대한 상세한 설명은 우리에게 큰 도움이 되었다.
집은 개량 한옥의 모습이었다. 어릴 적 내가 살았던 달동네의 우리 집이 스쳐 지나갔다. 잊고 지냈던 내 유년 시절의 기억. 아주 작은 마당이 있었고, 한 켠에는 장독을 두는 곳도 있었다. 방 2칸에 마루, 다락방이 있었던 우리 집이 기억났다.
마당에는 화분에 심은 꽃과 나무들로 가득하다. 봄이 오면 더욱 화사하고 보기에 좋다고 주인장이 이야기했다. 작은 마당에는 잔디가 잘 자라고 있었고, 툇마루에 앉아 있으면 마음이 평안했다. 피부에 닿는 햇살도 따스했고, 불어 오는 바람은 마음을 안정시켰다. 비 온 후 작은 옥상에 올라가 본 하늘의 무지개는 내 근심을 지워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