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선임 씨가 플리마켓 스텝으로 봉사하는 모습
백경윤
암행어사 축제기획단 정선임 대표
- 안녕하세요, 먼저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하는 일이 워낙 많아서(웃음). 일단 상상나루래를 운영하는 암사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 조합원이고요. 캘리그라피 강의를 해왔고, 공방을 8년 정도 운영하다가 요즘에는 암사동에서 꽃과 밥을 같이 파는 가게 '감성공간'을 운영 중입니다. 주민자치위원회 총무를 맡고 있고,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위원도 맡고 있습니다. 동네 봉사란 봉사는 다 뛰어다니는 중입니다."
- 이렇게 바쁘신 와중에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을 운영하는 기획단까지 하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젊은 시절에 회계와 경리일을 했는데 나와 맞지 않아 답답했어요. 손재주는 좋은 편이니 플리마켓이나 시장장터를 찾아다니며 주말마다 숨통을 틔워주는 수공예 작가활동을 했지요. 20대 때는 뚝섬유원지나 홍대 플리마켓 등에도 참여하며 재밌게 살았었죠. 그런데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또 저희 첫째 아이가 어렸을 때 좀 아팠어요. 그러면서 저의 모든 게 사라져버렸죠.
다행히 아이가 크면서 건강해졌고, 둘째까지 낳고 나서는 다시 사회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지요. 처음엔 강동구청 홈페이지에서 녹색장터라는 걸 신청했습니다. 구청의 지원을 받아 제가 살던 빌라 입주민들과 빌라 주차장에서 작은 중고장터를 열었지요. 그걸 시작으로 점차 동네의 여러 활동과 봉사에 참여하게 되고, 그러다 보니 여기까지 왔습니다. 원래 플리마켓에 관심이 많고, 젊은 시절 다양한 플리마켓을 경험해서 그 노하우가 있지요."
- '암행어사' 축제기획단이라는 명칭을 만드신 분이라고 알고 있는데,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암사동의 사람들'이라는 의미를 넣고 싶었어요. 그래서 이것저것 단어를 생각하다 보니까 '암행어사'란 말이 떠올랐죠. 저희 취지를 설명하기 좋겠더군요. '암사동 행복을 위해 어울리는 사람들'란 뜻입니다."
- 오랜 플리마켓 경험에 비추어 보실 때, 상상나루래 플리마켓 잘 운영되고 있는 것 같나요?
"제가 젊은 시절 참여했던 플리마켓들은 워낙 오래되어서 이미 안정되어 있는 곳들이었어요. 반면, 우리 플리마켓은 초기단계라고 할 수 있죠. 그 점을 고려한다면 상당히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실을 잘 다지고 있지요."
- 앞으로 상상나루래 플리마켓이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이 있을까요?
"우리 동네는 젊은 엄마들이 많으니 아이들을 위한 체험프로그램 부스를 다양하게 여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엄마와 아이가 같이 참여할 수 있게요. 단순한 판매장터를 넘어 작지만 흥겨운 동네 축제의 분위기를 낸다든지,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우리만의 특색이 있으면 좋겠어요."
- 공동체적인 측면에서 강동구와 암사동의 아쉬운 점은 무엇일까요?
"주민자치위원회나 동네 봉사활동을 다니다 보면 아무래도 나이 드신 분들이 많아요. 그러다 보니 변화를 꺼리는 다소 보수적인 분위기가 형성되죠. 젊은 사람들의 참여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동네에 대해서도 새로운 접근을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과정에서 상상나루래가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고, 앞으로도 해줄 것이라고 기대하고요. 젊은 생각이 계속 유입되어야 동네도 발전할 기회를 얻겠지요."
- 지금까지 주민주도적인 공동체 활동을 많이 하셨는데 이런 활동이 중요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동네를 위한 봉사나 공동체 활동을 하다 보면 '이게 계란으로 바위치기구나' 하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할 일은 거대한데 나 하나의 힘은 미약하지요. 그래도 시작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분명히 내 뒤를 따라오는 사람이 생기거든요.
나이 드신 분들은 그런 점에서는 훌륭하세요. 정말 봉사정신 하나로 하시는 거니까요. 반대로 요즘 젊은 세대는 봉사에 대한 의지가 강한 경우가 드물어요. 개인주의 때문인지 동네에 소속감도 별로 없고요. 앞에서 말했듯이 장기적인 동네의 발전을 위해서는 젊은 사람들의 참여가 중요한데 말이에요. 더 많은 젊은 분들이 공동체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습니다."
- 그럼 이번엔 우리 동네의 자랑이나 장점을 주민으로서 한 번 말씀해주세요.
"안전하고 치안이 좋습니다.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는 안심이 되죠. 이곳 지리상 교통 문제가 살짝 아쉬운데, 덕분에 공원이나 녹지는 많은 편이라 그건 또 장점이에요. 시장도 가깝고, 그래서 아이들 키우기엔 정말 좋은 동네입니다."
- '상상나루래는 나에게 ___이다' 라고 할 때 빈칸에 채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상나루래는 나에게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곳'이다. 원래는 저도 이곳을 딱딱한 공공기관 같은 이미지로 생각했어요. 상상나루래를 운영하는 암사 도시재생 사회적협동조합이 동네를 위한다는 명목으로 사적인 이익을 도모하는 것이 아닐까 의심도 했고요. 저 뿐만 아니라 처음엔 이런 의구심을 가진 동네주민들이 많았어요.
하지만 지금은 그런 인식이 완전히 바뀌었죠. 젊은 직원들이 주민과 활발하게 소통하며 동네를 위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고, 그 결과 벌써부터 많은 변화들이 시작되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저도 합류하게 된 거고요. 상상나루래 덕분에 선입견을 버리고 동네의 발전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음 기사는 암행어사 축제기획단 대표 '송경숙씨'의 인터뷰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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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삭막한 시대에, 서울의 작은 동네 암사동에서 서로의 손을 잡아줄 수 있는 공동체를 꿈꾸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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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차장에서 시작한 중고장터... 그 활동이 여기까지 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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