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효진 사장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김효빈
- 동네 주민분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원래 제 취미가 그림을 색칠하는 거였어요. 그래서 카페를 오픈하면 갤러리카페 느낌으로 꾸미고 싶었고, 그래서 벽에 제 그림을 쭉 걸어뒀죠. 그때는 풍경이나 정물화를 많이 그려서, 따뜻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싶었어요. 그게 대덕 에너지카페가 들어오기 전이라면, 후는 조금 각지고 딱딱하지만 어떤 팩트가 있는 작품이잖아요. 퀄리티도 다르죠.
처음에 오셨던 여자분들은 제 그림이 바뀌었잖아요. 그래서 '어머, 그림 바뀌었네?! 어디갔어요?' 그러세요. 그 그림이 예뻤으니까, 사실 태양광 이런 건 관심이 크게 없잖아요. 그런데 반대로 '사진 참 멋있다~ 어디 아파트예요?'라고 물어보는 분들도 계세요. 그럴 때는 잘 모르겠다고 하기도 하는데요, 사진에 별도로 설명들이 안 적혀있으니까, 그게 조금 아쉽긴 하더라고요.
아이들은 기본적으로 여기 오면 자판기(에너지 자판기)를 한 번씩 돌려야 하는거예요(웃음). 카드가 나오는 자판기인데, 카드가 섞여있으면 좋은데 그게 아니라서 같은 카드만 계속 나오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그러면 애들은 자기가 원하는 게 나올 때까지 해야 되는 거예요. 여기에 넣어주시는 동전들이 모두 기부되는 거라고 하니까 성인분들도 간혹 호기심에 하시는 분들도 있고요.
입구에 보이는 에너지절약제품 진열장은 원래 화분이 있었던 곳이었어요. 물품을 진열해서 팔 수 있게요. 거의 주부들이 많이 사가시더라고요. 이런 게 좋다고 듣긴 했으니 '온 김에 사갈까?' 하면서 사가시는 분들도 있고요."
- 이곳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으셨나요?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 뜨개질 같은 걸 하는 '바느질수다'가 기억에 남아요. 어느 날은 어떤 참가자분이 당일 배운 양말목으로 텀블러 가방을 만드셔서 저를 하나 주시는 거예요. 처음 하시는 분들은 헤매실만한 거였을 텐데, 그분은 두 개나 만드셔서 저를 하나 주고 가시는 거예요. 감사하게도요. 그 다음주엔 또 마수세미를 뜨셔서 하나 주고 가시는 거예요. 제가 만들어드렸던 채식 점심 너무 맛있게 드시고 간다고 하시면서요.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아요.
그리고 이거 하면서 비건에 관한 공부도 했어요. 샌드위치, 비빔밥 등이요. 덕분에 비건에 대해서 조금은 알게 됐죠. 뭘 넣지 말아야 하고, 식물성 중에 무슨 재료가 좋을까 이런 것들을 생각했어요.
저는 사실 비건이 아니라서 고기를 엄청 좋아하거든요. 햄, 고기, 베이컨 이런 것들을 다 넣지 말라고 하니, 그러면 도대체 뭘 넣어야 하나 생각이 들더라고요. 비건 하면 보통 '맛없어'라고 생각하시잖아요. 저도 '아니 이걸 어떻게 맛있게 해드려야 하지'하고 고민 진짜 많이 했어요. 그래도 얼핏 비슷하게 해서 먹어봤는데 나쁘진 않더라고요. 나름 괜찮았다고 생각해요. 힘들었긴 하지만요.
그 일 이후로 저희 카페 브런치 메뉴도 주 1회 월요일마다 비건으로 해서 채식비빔밥이나 이런 것들을 해보면 어떨까를 일단 생각만 하고 있어요. 그대로 파시라고 하는 분들도 계셨는데, 저도 팔고 싶지만 소비가 많이 되지 않을 것 같아서 그 부분이 우려가 되기도 하고요. 그래서 아쉽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