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untain in Motion' 73cm x 53cm 흙벽화기법 천연안료 2020
이종송 작가
이종송 작가의 작품은 이해하는 것이 아니라고, 작가의 의도를 헤아리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고 있는 듯 하다. 그저 내가 무엇을 느끼든지 감상자의 느낌 그대로가 맞다고 한다. 그래서 그 느낌 끝자락의 기억을 더듬게 한다. 작가가 주인공이 아닌 감상자가 오롯이 주인이 되는 그런 순간이다. 어느 날 갑자기 한밤중에 인간이 가늠할 수 없는 심연의 무의식과 그것을 형상화하는 역동적인 상상력의 세계를 열어주 듯 말이다. 감상하는 이들에게 저 멀리 떠나있던 유년의 어떤 세계로 되돌아가는 그런 순수이다.
이종송 작가의 작품 대부분에서 짙고 푸른 에너지가 깊게 뿜어져 화폭을 채우지만 슬프거나 냉소적이지 않다. 도리어 어딘가 숨어있는 자신을 만나게 하고 어딘가 숨겨놓은 비밀을 펼치게 한다. 아무도 모르는 외로움을 슬쩍 달래주는 묘함이 있다.
이제 푸름을 넘어 변화무쌍한 청춘의 날들을 기억하게 하는 순수함이 섬세하게 펼쳐진다.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자신만의 색으로 감각과 의식이 맞물리는 시점에 서게 될 것이다. 그때 자신의 소리, 기억, 느낌, 감정, 감각 등이 뒤섞여 보길 권한다. 거기에 의미를 담아보고 싶다. 맑고 깊은 자연의 색채 앞에서, 끊임없는 성찰의 시간 앞에서, 그 순수 앞에 서 보아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