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집회]대리기사 마스크나눔행사전국대리기사협회와 한국노총은 4월30일 새벽 2시부터 강남 한복판에서 코로나19방역 마스크 무료나눔행사를 공동개최했다.
김종용
법적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현실은 이들을 위한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와 지원조차 어렵게 합니다. 최근의 코로나19 재난 속에서 정규 노동자들과 자영업자들에 대한 온갖 지원 조치들이 취해져도 플랫폼 노동자들은 그 지원대상을 규정하기부터 어렵고 지원방식을 구체화하기도 애매하기 짝이 없습니다.
예컨대 20만 명이 넘는다는 전국 대리기사들의 경우, 운전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대리기사 등록을 할 수 있고, 업무의 강제성이 없는 상태에서 실제 출근율은 30%에 불과합니다. 다수의 등록기사는 실제 대리기사 업무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는 겁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컨데 재난지원금 제공 대상을 합리적으로 설정할 수 있을까요? 대리운전 앱을 다운받아 등록한 사람이라면 다 대리기사로 분류할 수 있는 걸까요? 퀵서비스와 배달종사자들의 경우라고 다를까요?
엊그제 국회 환노위에서 통과된 고용노동법 개정안에서도 플랫폼노동자들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이미 전속성이니 대상 선정의 문제니 해서 온갖 그럴듯한 산재보험과 고용보험 혜택은 실제 알맹이 없는 말잔치일 뿐임을 대리기사들은 다시금 아프게 확인한 것입니다.
결국 시장이 정비되어있지 못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위기 상황에서도 이들에 대한 대책의 근거가 취약하고 그나마 일회성 시혜 조치에 지나지 않게 되는 것입니다.
음주운전 방지와 교통사고 예방, 시민의 안전한 이동과 귀가를 책임지는 사회적 역할에 맞게 대리운전 자격증 제도를 도입하고 전문화해야 합니다. 불공정한 시장의 구조와 풍토를 정비해야 합니다.
매일 밤이면 대리기사와 소비자, 대리업체 간 끊임없이 벌어지는 분규를 예방하고 서비스의 질적 향상을 담보하며, 각종 정책의 토대가 될 이러한 대책들은 결국 이를 뒷받침하는 입법조치 없인 불가능합니다. 퀵서비스와 배달 같은 생활밀착서비스시장 역시 마찬가지 아닐까요?
전국대리기사협회는 고용과 피고용관계가 명확하고 노동과 자본의 대립관계가 뚜렷한 일반 자본 시장의 개념으로 대리운전이나 퀵서비스, 용달이나 배달시장 등 소위 플랫폼산업의 문제를 접하면 답이 없다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시각으로 노동자 규정을 한정하고 정책을 추진한다면, 플랫폼산업 종사자들의 비참한 현실은 결코 해결책을 찾기 힘들 거라 봅니다. 노동자의 개념을 새로운 산업시대에 맞게 확장하고 법적 제도적 정비를 통해 노동운동의 본류로 확대시켜야 한다는 흐름에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것입니다.
결국 250만이 넘는다는 우리 사회 플랫폼노동자, 비정규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문제는 법적 제도화와 노동법 개정이라는 투트랙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야 함을 다시금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런 일들을 해나가는 노동운동은 우리 사회의 중대한 희망입니다. 노동운동이 꼭 정규직 노동조합운동으로 한정되지는 않을 겁니다. 수많은 비정규직과 특고들의 협동조합운동도 있고 협회활동도 있고, 열악한 군소 자영업체들도 존재합니다. 이 어려운 시대에 이들의 고통을 대변하고 연대와 협력을 다 하는 것, 이것 역시 중대한 노동운동의 대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또한 그런 과정에서 한국 노동운동의 외연 확장과 국민적 지지의 확대를 기대할 수 있을 거라 봅니다.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에 거는 기대가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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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장] 대리운전법 제정-노동법 개정 동시에 진행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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