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찬성측
이진영
서양전통에 따르면, 인간은 기본적으로 합리적이며 이기적인 존재로 본다. 여기서 말하는 합리란 상식적이며 이성적이라는 말보다는 사실상 이기적인 욕망을 실현시키기 위한 도구에 가깝다. 이런 인간들이 모여 사회를 이루고 계약을 통해 개인의 안전을 보장받고자 한다. 사회계약론이다.
국가 역시 마찬가지의 원리로 이해된다. 요컨대, 개인이나 사회 심지어 국가까지 기본적으로 개인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방향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말이다. 그래서 개인이나 사회, 그리고 국가까지 더 나은 삶 혹은 풍요를 구현하기 위해 가진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게 된다. 이런 점에서 제주에서 신공항이든 여타의 인프라든지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되는 것은 오히려 자연스럽다. 문제는 이런 현안에 대해 제주지역사회가 어떤 방식으로 사회적인 합의에 도달하는가라는 점이다.
변증이라는 틀로 제2신공항 건설이라는 이슈를 바라보면, 정(正)이라는 상태는 '추상성과 모호함을 탈피하기 위해서 자신을 부정하는 운동', 다시 말하면 제주공항의 포화상태를 극복하기 위한 움직임이 생겨난다. 이 움직임은 필연적으로 새로운 반(反), 즉 개발에 반대하는 움직임을 야기하는 국면으로 전환한다.
이 국면에서 분리된 두 사태 '개발이냐 보존이냐'는 서로 지양(止揚) 혹은 갈등대립하면서 새로운 합(合, 합의)으로 전환된다. 그러나 모든 세상일이 그렇듯, 하나의 사안이 단 하나의 합(合)으로 깔끔하게 마무리되지는 않는다. 대게 합(合)이 다시 정(正)으로 가고 다시 반(反)으로 전환되어 또 다른 합(合)이 생겨나는 부단한 반복이 이어지며, 그러면서 조금씩이나마 사회는 어떤 현안에 대해 나름 합리적인 궁극적 합(결론 혹은 사회적 합의)을 찾아간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