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 티셔츠학교에서 전교생에게 어린이날 선물로 보내준 티셔츠
하유진
이번 주에는 어린이날 선물로 이쁜 티셔츠까지 꾸러미에 넣어서 갖다주셨다.
"선생님, 티셔츠 감사합니다."
"어린이날 축하해요. 이쁘게 입으세요."
세심한 배려에 학교를 생각하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진다.
우리 학교는 전교생 40여 명의 작은 시골학교이다 보니 이런 수업이 가능한 것 같다. 학교도서관에 가끔씩 책을 빌리러 갈 때마다 열심히 회의를 하는 선생님들을 볼 수 있었다. 그 결과물로 이렇게 아이들이 즐거워하는 온라인 수업이 탄생했구나 싶어 새삼 감사한 생각이 든다.
인근 큰 학교 얘기를 들어보니 담임선생님은 시간표만 알려주고 특별히 연락도 하지 않는다고 한다. 아이들은 아직 선생님 얼굴도 모른다고 하니 큰 학교와 작은 학교의 분위기와 수업의 질이 엄청난 차이가 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우연히 이사 온 동네에 있어 다니게 된 시골의 작은 학교. 방과후수업 전액 무료에 수시로 가는 체험학습도 대부분 무료이다. 모든 것을 아이들 중심으로 생각하는 교장선생님 이하 모든 선생님들이 협력해 꾸려가는 최고의 학교라고 자부한다. 영어중심학교로 선정되어 전학년이 체계적인 영어수업을 듣게 되었다. 남들은 시골에 있으면 교육수준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걱정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이번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다시 한 번 작은 학교의 힘을 실감하게 되었다. 서울의 학교와 시골의 작은 학교를 둘 다 겪어보니 교육격차가 너무 심하다는 생각이 든다. 작은 학교에서는 선생님 1인당 학생의 비율이 낮아 편안하고 안정적인 분위기에서 즐겁게 공부한다. 기초학습이 부진한 아이들도 큰 학교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 쉬는 시간에 실컷 뛰어놀고 수업시간에는 집중해서 공부하며 심신이 건강하게 성장해 나간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이 달라질 것이라고 많이들 이야기한다. 대면 개학을 하면서 학교에서의 거리두기를 해야 하니 오전반 오후반을 나눠서 등교하는 등의 대책을 내어놓고 있지만 근본적인 대책은 되지 않을 것 같다. 미래를 내다보면서 큰 학교의 과밀학급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것이 코로나 이후 세상을 준비하는 첫걸음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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