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9월 서울시교육청의 수업평가혁신 세미나에서 발표하는 이혜정 소장.
서울시교육청
- 우리나라에 IB가 도입되면 교육이 많이 개선될 수 있을까요?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한지 궁금합니다.
"2023년 11월에 첫 한국어 IB 대입 시험을 치르게 됩니다. 물론 극소수의 학생들로 시작합니다. 그러나 대한민국 근대 교육 역사상 최초로 국가적 대입시험 이외의 또 다른 대입시험이 들어오게 되는 것이니만큼, 국내 교육계에 미치는 영향력이 작지 않을 것입니다. 우선 시범학교 교사들뿐 아니라 시범학교가 아닌 일반 학교 교사들에게도 연수 기회가 주어질 것이기 때문에, 새로운 교육이 어떤 것인지에 대한 인식 확산이 이루어질 것입니다.
지방 교육청에서 먼저 성공 사례가 나오면 이를 바탕으로 국가교육회의와 교육부에서 한국형 바칼로레아 체제 구축과 같은 미래형 교육 모델 설계를 할 수 있습니다. IB 도입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초중고 공교육 및 대입의 체질 개선을 위한 롤 모델 형성이 목표이기 때문에 궁극적으로 비판적 창의적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구현하기 위해 IB 시범도입이 전략적 도구가 될 것입니다."
- 현재 우리나라의 주입식 교육은 학생들의 사고력과 창의력을 저하시킨다는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는데 소장님이 생각하시는 사고력 키우는 방법은 무엇인가요? 어떻게 하면 생각하는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요?
"연구들에 의하면, 창의력을 기르는 방법은 수업에서 창의적 사고를 '허용'해주는 것입니다. 창의적 사고를 '허용'한다는 말은 교사나 다른 학생들의 눈치를 보지 않고 창의적 사고를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수업 분위기와 문화가 구축되어 있어야 하고, 무엇보다 창의적 사고력이 '평가'에 인정되어야 함을 의미합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창의적으로 하라고 아무리 이야기를 해도 창의력이 성적에 반영되지 않고 오히려 지식의 숙지만이 반영되는 구조라면 창의력은 허용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러니 창의적 사고력을 기르려면, 교실에서 교과서의 생각, 저자의 생각이 아닌, 학생 스스로의 생각을 해낼 수 있도록 질문이 주어져야 하고, 우수한 창의력이 고득점으로 이어질 수 있는 평가 체제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 소장님께서 책을 출간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책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어떤 내용이 담겨 있는지 궁금합니다. 한 권 구해서 읽어보고 싶습니다.
"'IB를 말한다 - 대한민국 미래 교육을 위한 제언'입니다. 2017년 초에 '대한민국의 시험' 출간 후 여러 교육청에서 평가 혁신에 관심을 보였고, 이후 서울시교육청, 제주도교육청, 충남도교육청, 대구시교육청 등에서 IB를 공교육에 적용하는 방안 연구 프로젝트가 진행되었습니다. 그 프로젝트들의 연구진이 이 책의 공저자들입니다.
IB의 한국어화 및 시범도입은 공교육의 양적 확대 이후 최초로 교육 패러다임을 질적으로 바꾸는, 우리 근대 교육사의 역사적 사건의 시작입니다. 학력고사와 수능으로 이어진 객관식 상대평가 일색의 대입시험에 한국 근대 교육사 최초로 전과목 논서술 대입시험이 도입되는 것입니다. 내신까지 객관식이 없어지는 IB 한국어화는 단순한 시험 번역뿐 아니라 교원 연수, 채점관 양성, 지적 정직성을 포함한 엄정한 시험 문화까지 전반적 패러다임과 교사/학생의 역량 변화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IB 교육의 가장 큰 효과는, 시대적 역량을 기르면서도, 절반 이상 엎드려 자는 공교육 교실을 깨우고 아이들의 눈빛을 살아나게 만드는, 교육의 본질을 회복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