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시행을 앞둔 커뮤니티 케어 서비스가 이미 정착단계에 들어간 일본에는 마을에 '치매카페'를 비롯해 지역주민의 교류를 목적으로 하는 '커뮤니티 카페', 노인과 장애가 있는 이, 가족들이 함께 모여 서로를 이해하는 '유니버설 카페' 등을 운영한다고 한다. 삼달다방이야 말로 한국판 '유니버설 카페' 아닐까. 삼달다방 사례는 지역과 주민을 잇는 고민을 하는 사회복지인들에게 좋은 모델로 자리잡고 있다. 사진은 지난 2017년 11월 전국사회복지종사자 네트워크 제주모임 참가자들이 삼달다방 이상엽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전진호
비장애인 중심으로 설계된 대한민국 사회에서 장애가 있는 이들은 수도 없는 불편함을 겪지만 자본주의 사회에선 돈으로 조금이나마 그 간격을 줄일 수 있다. 제주에서의 여행도 마찬가지인지라 그 수가 매우 적긴 하지만 비싼 가격을 치르면 호텔이나 대형 리조트에 마련된 장애인용 객실에서 편안한 잠자리를 빌릴 수 있다.
하지만 이건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오히려 제주를 찾는 장애가 있는 이들 대부분이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못한 현실을 감안하면 사실상 배제이고, 차별이다. 아마 삼달다방에 새롭게 만든 '이음'은 그런 이들을 위한 공간이리라.
그 마음을 어찌 모르겠냐만 요즘 제주상황이 호락호락하지 않다. 섬, 관광지라는 특성상 비싼 물가를 감안하더라도 땅, 집값이 몇 년 새 천정부지로 뛰어올랐다. 예전처럼 직접 짓는다 하더라도 엄청나게 뛴 자잿값이나 인건비가 만만치 않을 텐데 걱정했더니, 아니나 다를까 빚까지 졌나 보다.
평생 가난과 함께했으니 남은 생은 편안하게 문화기획자로 폼 나게 살아도 될법한데 전 재산을 털어 넣은 것도 부족해 빚까지 진 상엽형에게, 그 옛날 올레길을 만들던 이들이 들었을 법한 질문, '돈도 안 되는 이 일을 왜 하세요'라고 우문을 던지면 '무심'히 답할 형의 모습이 그려진다. "이게 내 소임이고 하고 싶은 일이었니 그리하는 것"이라고.
상엽 형을 보며 여행 일을 하며 배우고 가슴에 새겼던 '마을 주민이 운영하는 작은 식당과 숙소를 이용해 여행을 통한 소비가 지역 주민에게 돌아갈 수 있게 하고, 자연과 환경을 파괴하지 않으며 하는' 공정여행의 가치를 다시 떠올려 본다.
제주는 여전히 푸르고 아름답다. 제주로 떠날 계획을 준비하는 공정여행자라면 삼달다방에서의 휴식을 추천한다. 여러분들의 소비가 지역 경제를 살리고, 인권활동가와 장애로 인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는 이들에게 작은 불쏘시개가 될 수 있게 말이다.
조만간 '이오박'들을 다시 불러 모아야지. '누구도 배제하지 않는 숙소' 삼달다방에 모여 오랫동안 못 나눴던 회포도 풀고,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제주의 아름다움을 나눠야겠다. 그리고 육지 '키다리 아저씨' 무심이 제주에서 모두를 위한 울타리가 된 것처럼 나도 삼달다방 분점을 내는 작은 희망을 이야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