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 이지현 강사.외부 초빙으로 친절 강의 중
이지현 제공
친절 교육강사로로도 활약하는 그는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친절을 가르치곤 한다. 관내 한 초등학교에서는 '친절과 배려의 이야기'로 그의 생활상을 수업했고, 학부모가 학생의 손을 잡고 방문해 동영상을 촬영한 적도 있다고 한다.
신한은행은 물론 외부에서도 그의 일상이 영상을 통해 교육됐고 친절강사로 초청됐다고. 그는 "많은 기관을 다녀 보았지만 내가 만난 이지현 반장님의 인사와 예절은 나를 감동 시켰습니다"로 시작되는 고객이 보내온 칭찬과 감사편지를 파일 2권에 소중히 담아두었다. 힘들 때마는 그 글들을 읽으며 다시 새 힘을 얻는 원동력으로 삼고 있다고. 편지조차 쓰기 쉽지 않은 최첨단 시대에 4장의 정성이 듬뿍 담긴 손편지는 감동 그 자체다.
그의 취미는 영어로 말하기다. 수준급의 영어 실력을 겸비하고 있는 그가 외국인에게 송금이나 환전을 안내할 때는 한결같이 유창한 실력에 놀라고 그의 친절에 탄복한다고.
때로는 고객들이 영어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도 해오는데, 그의 실력은 온전히 독학으로 이루어낸 피와 땀의 결정체라고. 그가 근무하는 신한은행은 딱히 업무만 보러 오는 곳이 아니다. 한 고객은 일터에서 스트레스로 눈물날 만큼 힘들 때마다 은행에 온다고. 세상살이 우울하고 삶에 지친 사람들이 이지현씨의 모습을 보면 새 힘을 얻고 다시 도전하게 된다고.
감사의 방법만큼이나 품목도 다양하다. 텃밭에서 가꾼 무농약 채소부터 늙은 호박, 참기름, 들기름 시중에서 보기 힘든 올쌀에 이어 크고 굵은 고가의 영광굴비며 복권까지... 그는 품목을 하나하나 적어 보았는데 30여가지라고. 그는 그 다양한 선물들을 가지고 감사의 나눔을 하고 있다.
그 많은 선물 중에 기억에 남는 것은 은행에 올 때마다 수년째 박카스 2병을 항상 건네는 김현숙(65세)님이라고. 항상 왜 꼭 2병일까? 생각했지만 아름다운 마음을 깰까봐 차마 묻지는 못 했다고.
이지현씨는 새벽 2시부터 6시까지 어김없이 비산3동과 관양동 일대를 돌며 24가지나 되는 신문을 28년째 배달하고 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새벽에 일어나 아침을 열며 일하면서도 영어회화를 쉬지 않는다고. 그는 오래도록 사회공동모금회에 후원했고, 지금은 교회 나눔플러스에서 운영하는 독거노인사업에 매달 25만 원을 후원하고 있다.
그가 박봉에도 후원을 시작한 동기는 한 경험 때문이었다. 식사 후 남은 음식을 은행 밖에 내 놓았는데, 그걸 허겁지겁 먹는 걸인의 모습을 보며 가슴이 저려왔다. "요 앞에 중국집이 있어요"라며 지폐를 쥐어 주니 맘이 한결 홀가분해졌다고.
가끔 은행에 걸인이 찾아 오면 업무차원에서 돈을 주지만 그때는 이렇게 가슴이 시리진 않았다. 그 걸인과의 만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20구좌를 후원하는 계기가 됐다. 절약하며 1구좌씩 늘려 갈 때의 기쁨은 또 다른 행복이자 즐거움이 됐다.
신한은행 빌딩의 이진갑(64세) 경비원은 "경비원 교육 받을 때 친절교육의 교재로 공부했던 분을 여기서 만났다. 친절하고 겸손하고 어디 하나 손색이 없다"라고 칭찬했다.
늘 웃는 그를 사람들은 싱글이 아저씨라고 부른다고. 싱글이 아저씨의 밝은 얼굴은 그를 만나는 모든 사람들에게 행복 바이러스를 전파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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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기- 인간 냄새나는 진솔한 삶을 그리고 싶었습니다. 현재,한국문인협회 수필분과 회원이며 (사) 한국편지가족 회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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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에 고민상담하러 오는 사람들... 대체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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