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들 김봉수 부장과 대산농촌재단 연수생들은 농작물이 보관된 시설을 둘러봤다.
고하늘
"소로 예를 들어볼게요. 6개월 된 송아지가 시세 400만원 합니다. 이것을 2년 키워서 출하하면 사료 값이 200만원 들어요. 그런데 이 원가 600만원 소가 얼마에 팔릴까요? 700만원입니다. 농민은 2년 일해도 100만원을 벌어요. 혹여라도 국제유가 상승으로 사료 값이 올라가면, 남는 게 없거나 밑지는 장사가 됩니다. 하지만 이 소가 육가공으로 가면, 순식간에 마리당 1500만원 선이 됩니다. 가공되면서 소의 가격이 배가 되는 겁니다. 마지막으로 소비자들에게 도달하는 각종 정육식당에 가면 소는 대략 1마리당 3000만원 선이 됩니다. 안심, 등심, 내장, 사골 등 모든 걸 합쳐서요."
김 부장은 1차, 2차, 3차산업으로 올라가면서 배가 되는 소의 가격에 관해 얘기하며 지역영농조합이 필요한 이유를 역설했다. 결국 농민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이 모든 행위의 주체가 되는 것"에 있다는 것이다. 개인이 아닌 '공동체' 단위의 힘이 필요하다. 실제 푸른들은 조합으로서 소 가격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사료 값을 통제하기 위해 사료공장을 인수해 80% 지분을 가졌고, 사료 값을 올리려는 움직임이 있을 때 힘을 행사하였다. 또한 농사 피해를 입은 농민에게 소득을 80%까지 보전해주며, 콩 등 생산단가가 비싼 작물에 생산 장려금을 지원하는 정책을 시행한다.
푸른들에도 문제는 있다. 조합에서 이익이 생겨 배당할 때도 출자금액에 따라 분배하다 보면, 많이 갖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이 나뉜다. 또 가공이나 모든 생산시설이 푸른들에 귀속되어 있어서 각 조합원의 소득 증대보다 푸른들 조직 자체의 이익이 커지기도 한다. 이득금을 조합원에게 잘 분배하고, 조합원의 소득 증대와 실질적인 삶의 질 향상을 이루는 것이 과제다.
유기농 토마토를 고집하는 청년 농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