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교섭실장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협상단과 마이클 비먼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이 1월 31일 오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위한 2차 협상을 앞두고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2012년 3월 발효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우리나라에 어떤 영향을 미쳤을까? 오는 15일 한미FTA 발효 6년차가 되는 지금까지도 한국 국회와 국민은 그 결과를 알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를 이끄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직무유기 때문이다.
통상절차법 시행령 제2조에 따라 "통상조약의 이행상황 평가는 통상조약 발효 후 5년마다 실시"해야 하며, "이행상황 평가는 평가를 개시한 날부터 6개월 내에 종료하여야 한다."(제3조) 다만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은 이행상황 평가를 요청받은 관계 연구기관의 장이 기술적인 이유로 평가 기간의 연장을 요청하는 경우 최소한의 범위에서 그 기간을 연장할 수 있을 뿐이다.(동조 제1항)
당초 산업부는 작년 3월 14일 보도자료에서 "한·미 FTA로 인한 성장, 고용, 소비자후생 등을 분석한 FTA 이행상황 평가는 전문연구기관의 연구용역을 거쳐 2017년 10월 중 발표할 예정"이라고 했다. 하지만 보고서 마감시한은 이런저런 이유로 11월 중으로, 다시 1월 19일로 연기됐다. 국회 산업위 소속 손금주 의원(무소속, 전남 나주화순)을 통해 알려진 세 번째 마감시한은 지난 2월 28일이었다.
하지만 이같은 약속조차 지켜지지 않았다. 지난 3월 6일 <경향신문>을 통해 확인됐듯이 산업부는 "늦어도 2월 말까지 한·미 FTA 이행상황평가 보고서를 국회에 낼 예정이었는데 납기를 지키지 못했다"고 말했다. 4번째 연기다.
'늑대가 온다'고 외쳤던 양치기 소년의 거짓말이 동네주민들을 속일 수 있었던 것은 두 번째 거짓말까지였다. 그렇다면, 우리는 국회를 상대로 4번째 거짓말을 한 산업부를 언제까지 믿어야 할까?
'정성적 평가' 위해 연기한다던 산업부 해명은 거짓말?<경향신문> 보도에 의하면, 5일 산업부 당국자는 "지난 5년간 미국 측 관심 품목인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한국에 이익이 되는 쪽으로 FTA 수출효과가 있었다는 결론이 내려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여전히 수출입통계에만 매몰된 행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수출입 통계는 이미 매월 공개된 자료다. 단지 통계의 유불리 때문이라면 이행평가 보고서는 지금처럼 시간을 끌 이유가 전혀 없다.
더구나 산업부는 3차 연기 당시 연구용역이 계속해서 연기되는 이유로 "그동안 상품 분야 위주로 분석이 이뤄져 서비스 분야는 분석이 되지 않았다. 상품 분야는 개량분석모형(CGE모델)에 따라 구체적 수치가 나오는데, 서비스 분야는 개방정도로 분석해야 해서 모형을 돌리기는 어렵고 정성적 평가를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한 바 있다.
그렇다면 산업부는 왜 한미FTA 이행평가 보고서 공개를 꺼리는 것일까?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노릇이다.
한미FTA 이행평가, 조속히 완료돼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