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는 기업이 만들지만, 결국 러브마크는 사람이 만든다.
신영웅
조금 더 친절하게 설명을 하자면, 위의 이미지에서 볼 수 있듯이 일반적으로 브랜드 전략을 수립하고 추진해 나갈 때는 이성적인 요소들을 중심으로 고려한다. 전달하고자 하는(보여지고자 하는) 정보를 바탕으로 타겟에게 인지시키려고 한다. 그에 반해 러브마크가 되고자 할 때는 말 그대로 사랑과 같은 감성적 요소들이 고려된다. 일종의 연애의 과정이라고 보면 이해하기 쉽다.
일반적으로 광고물에는 사람을 설득시키는 요소들이 포함돼 있는데, 흔히 우리는 이러한 자극을 받아들일 때 스스로가 이성적으로 판단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는 착각이다. 광고물이 우리의 이성을 자극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지만 사실 그들은 우리의 감성을 건드린다. 그리고 그 자극된 감성이 이성을 설득, 아니 합리화 시킨다. 쉽게 말해서 '나는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어'라고 착각한다는 소리다. 연애랑 비슷하지 않은가?
아직 잘 모르겠으면 피부에 와 닿는 이야기를 해보자. 최근 자신의 연인 사이에 했던 대화를 떠올려 보는 것이다.
연인이 내게 와서 질문을 한다. "자기는 내가 왜 좋아?"갑작스러운 질문에 살짝 당황하는 당신,"음... 나는 말야... 그러니까..."당신은 선뜻 답변이 떠오르지 않는다. 그렇게 머뭇머뭇하다가 답한다."그러니까 말야... 내가 자기를 좋아하는 이유는... 일단 자기는 우선 착하고, 남을 배려할 줄 알고, 그리고..."그러나 이미 당신의 연인은 당신의 이야기를 듣고 있지 않다. 당신은 한동안 피곤해 진다.이러한 패턴, 익숙하지 않은가?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그렇다고 당신이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이 부족하거나, 뭔가를 잘못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나도 알고 당신도 알지만, 당신은 당신의 연인을 사랑한다. 그러나 대답이 늦은 이유는 당신이 연인을 사랑하는 감정을 설명 또는 설득하기 위해 이성적인 결과물(구체적 어휘를 활용한 어휘)로 뽑아내는 데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미리 준비한 대본이 있는 게 아니라면 말이다. 특정 이유가 있어서 사랑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기 때문에 이유가 있는(만들어 낼 수 있는) 것이다.
혹 그래도 잘 이해가 안 되는 이를 위해 이에 딱 들어맞는 사례가 있다. 나는 5년째 미니쿠퍼를 타고 있다. 10년 짝사랑까지 포함하면 15년째 가슴 속에 미니쿠퍼를 품은 채 살고 있다. 이 차는 승차감도 딱딱하고 짐을 싣기에도, 지인들을 태우기에도 '써억' 유용하지 않다. 그러나 애써 운전하는 맛이 좋다며 노인이 돼서 미니에서 내리는 나를 상상하며 흡족해한다. 결국 나는 '승차감'보다 '하차감'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감성적 호갱'인 것이다. 머리로는 다 알고 있지만 난 다시 미니쿠퍼 JCW를 장바구니에 담아두고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