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주 이씨가 '맘상모' 회원들의 항의를 피해 도망가는 모습.
정용택
2017년 10월 11일, 추석 연휴가 끝나고 건물주는 첫 번째 강제 집행을 시도했다. 오전 6시께 사설 용역업체 직원 60여 명, 법원 노무자 40여 명이 들이닥쳤다. 전날부터 본가궁중족발을 지키기 위해 모인 '맘편히장사하고픈상인모임' 회원 상인, 정당 · 시민단체, 신학생, 예술가 등이 쇠사슬을 앞에 두고 집행을 막았다.
용역업체 직원들과 네 시간이 넘도록 대치하는 과정에서 한 여성이 폭행을 당해 이가 부러졌다. 김우식 사장은 현 건물주가 2016년 48억 원에 건물을 매입해 2년 만에 70억 원이 넘는 매매가로 내놓았다며, 투기를 멈추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물 하나가 투기에 성공하면 이웃 가게가 줄줄이 내몰리는 결과를 낳는다.
젠트리피케이션 논의 활발해졌지만...11월 9일, 오후 4시 55분께 본가궁중족발 앞으로 차량이 연이어 멈춰 섰다. 두 번째 강제 집행이었다. 사설 용역업체 직원들이 음식점으로 진입했고, 가게 안에 있던 사람들이 차례로 끌려나왔다.
용역업체 직원은 사람의 머리에 팔을 걸고 주먹질을 하는 것도 서슴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저항하던 김우식 사장은 손가락 네 개가 부분 절단되는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제발 도와달라는 김우식 사장 등의 절규를 무시했다. 사인 간의 재산권 분쟁에 개입할 수 없다는 게 이유였다. 건물주 측은 "명도 소송의 승소에 따라 강제집행을 완료했다"는 입장이다.
집행이 끝난 뒤, '장남주우리옷'의 김영리 사장이 마이크를 잡았다. 장남주우리옷은 건물주 삼청새마을금고로부터 강제 집행을 당해 13달을 길 위에서 텐트를 치고 싸운 끝에 합의한 바 있다.
김영리 사장은 건물주와 임차상인 서로에게 상처만 남는 일이 본가궁중족발에는 일어나지 않길 바랐다며, 세월호 유가족에게 전한 "고통 앞에는 중립이 없다"는 교황의 말씀을 인용하며 건물주를 규탄했다. 이어, 이 나라가 건물주의 재산권을 보호하는 만큼 임차상인(세입자)의 재산권과 인권 역시 보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