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수(식사하는 학생수)가 감소했다는 이유로 갑자기 근무시간이 줄거나 식사시간에 따라 유동적으로 고용을 하다보니 고용은 불안했고 한달 월급이 100만 원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현장에 필요한 적정인원보다 적은 수의 인원이 고용되어 있었다. (자료사진)
조정훈
첫번째로는 조리사분들의 불만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정리해보았다. 표면적으로는 매니저에 대한 불만이 제일 컸지만, 고용불안에 대한 불만이 제일 중요하다고 느꼈다. 학생식당의 경우 아침·점심·저녁 식사 때의 학생 수가 다르고, 학기 중과 방학 중의 학생 수가 크게 차이 났다. 그러다 보니 조리사들을 유동적으로 고용한다. 가령, 학기 중 점심에는 15명 정도가 근무하지만, 방학 중 저녁에는 아주 소수만 근무한다.
업체 입장에서는 학생들의 식사수에 따라 유동적 고용을 하는게 타당할 수는 있지만, 노동자입장에서는 이것이 굉장한 불안요소로 다가오게 된다. 가령 풀타임으로 일하다가도 업체에서 근무 태도 등을 이유로 갑자기 파트타임으로 일하게 하는 경우도 있고, 전체 학생 식사 수가 줄게 되면 갑자기 전체 인원의 근무시간을 줄이고는 했다. 특히 방학으로 넘어가는 시기에는 다들 불안할 수밖에 없다고 들었다.
그리고 내가 느끼기에 적절한 고용인원보다 적은 고용인원이 일하고 있었다. 가령 식기 세척 업무의 경우 최소 두 명이 배정되어야 하는데 식당 보조는 한 명만 고용되다 보니 조리사가 본 업무 외의 업무를 추가로 하고 있었다. 심지어 주방장의 경우에는 내가 식당을 그만둔 뒤 몇 개월 후 요리를 제대로 못 한다고 정규직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식당으로 좌천되기도 했다.
황당한 이유로 해고당하고 말았다고용이 이렇다 보니 오래 일한 몇 명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근무기간이 짧았고 그렇다 보니 서로 잘 모르는 경향이 있었다. 식당을 그만두고 시간이 좀 흐른뒤 학생식당에 가서 일하시는 분들의 얼굴을 찬찬히 보니 두 분 빼고는 아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학교 식당이 외주업체로 바꾸기 이전부터 다니신 경우에는 정규직 시절을 경험해보신 분들이 계셨고, 그 분들의 경우 비정규직화되면서 생긴 문제들에 대해서 굉장히 정확히 느끼고 계셨다.
임금의 경우에는 청소·식당 일처럼 50~60대 여성노동자들이 택할 수 있는 일자리 대부분이 최저임금이기에 불만이 표면화되지는 않은 듯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