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설치 작업연장도 갖추어지지 않은 가운데 작업하려니 힘이든다. 땀을 뻘뻘 흘리며 고생들을 하셨다.
남상태
지금 이곳은 한창 모내기를 하는 시기다. 우리나라처럼 기계로 모를 내지 않고 전부 손으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일손이 모자라 식구들이 총동원 된다. 그바람에 학생들은 어린 동생들을 엄마 대신 하루 종일 돌봐야 한다. 그래서 학교에 올 때도 어린 동생을 업고서 온다. 선생님도 그런 사정을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전부 묵인을 해주고 그렇게라도 학교에 오는 어린이들의 성의를 칭찬해 준다는 설명을 들었다.
이제 교실 안에서 본격적인 설치 작업에 들어갔다. 스크린을 벽에다 거는 작업도 만만치가 않아 만약 나 혼자 왔다면 포기하고 그냥 물건만 전해 주고 돌아갈 뻔 했다.
앞에서는 프로젝터를 노트북에 연결하여 시연을 하는 작업을 했다. 벽에는 스크린 설치작업을 하느라고 더운 실내에서 땀들을 뻘뻘 흘리는데 뒤에서는 아이들이 촘촘히 앉아 어른들의 작업을 초롱초롱한 눈망울로 주시를 하고 있다.
옛날 1950년대 6.25전쟁이 나고 얼마 뒤 수복된 서울은 지금 라오스의 시골 보다 더하면 더했지 나은 것이 하나도 없었다. 그 당시엔 가끔 학교 운동장에서 흑백 영화를 틀어 주었다. 그러면 입소문 듣고 사람들이 구름처럼 몰려와 운동장을 가득 메운다. 그 당시 생각나는 영화 중 재미있게 본 것이 타잔 영화다.
그때의 감동이 지금까지 전해지는 것을 보면 당시의 어린 우리들은 어떠 했을까 짐작이 간다. 지금 이 라오스의 시골 아이들 역시 마찬가지인데 '다른 후원물품보다 오랜 기간 이들에게 감동을 줄 수 있는 선택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또 이들 어린 학생들뿐만 아니고 이 마을의 영화관 노릇도 톡톡히 할 것이라는 예상도 충분히 할 수가 있다.
시청각교육 교재는 그냥 한번 던져주고 가는 선물이 아니라는 느낌이 틀린 생각이 아니기를 기대를 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