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전 북미여행 중 갖은 선배들과의 모임. 가운데 있는 외국인이 내게 물었다.
최정남
획일성이 강요되는 사회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그러다보니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고, 남과 비교하고, 타인의 평가에 관심을 기울입니다. 그러나 한국사회의 문제는 그 정도가 지나치다는데 있습니다.
저 또한 그렇습니다. 밖을 나가기 전 옷차림부터 서른이 넘은 나이에 늦은 워킹홀리데이를 떠나기까지, '내 또래들은 서서히 자리 잡고 있는데 나만 방황하는 것 아닌가?'와 같이 남과 비교하고 타인의 시선을 끊임없이 의식합니다.
왜 그럴까 생각해봤습니다. 여러 복합적 요인이 있겠지만 획일적 기준을 강요당하는게 하나의 원인일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이 기준에 맞춰진 질문을 끊임없이 들으며 살아갑니다.
학창시절엔 '어느 대학 갈 거야?', 대학생이 되면 '취업 준비 잘하고 있지?', 그 뒤 일정 나이가 되면 '만나는 사람 있어? 그 사람 직업은 뭐야?', 결혼하면 '애는 언제 가질 거니?' 등 정형화된 질문이 계속해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같은 질문을 반복해 듣다보니 어느 순간 획일적 기준에 따라 모두가 비슷하게 사는 게 정답처럼 되었습니다. 반대로 여기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면 이상하고 특이한 사람으로 여겨집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사람들은 계속해서 남과 비교하며 자신의 위치를 살피게 되고, 결국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다양성이 강조되는 사회마이클(Michael Brown)의 이야기를 더 들어봤습니다.
"우리도 비슷한 질문을 가끔 들어. 나한테도 간혹 누가 결혼에 대해 묻긴 하지만 강요하려는 건 아니야. 무엇보다 캐나다는 다문화 사회라 다양성을 중시하고, 모두가 똑같은 길을 가야 한다고 여기지도 않아. 그러다보니 나이나 성별에 따라 질문이 정해지기보다는 그 사람 자체에 대해 주로 묻게 되지."그렇습니다. 일정한 질문 대신 개개인에 대한 폭넓은 관심. 그것은 획일성이 아닌 다양성에 방점을 두었기 때문에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타인의 시선을 넘어 자신의 기준을 잡아가는 토대가 됩니다.
오늘도 우리는 남의 시선을 지나치게 의식하고 있진 않나요? 그렇다면 먼저 정형화된 질문부터 멈추는 건 어떨까요? 좋은 출발점이 될 것 같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5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늘 고민하는 30대 청년입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