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한 캐셔 직원친절한 캐셔 직원
한윤희
즐겁게 일하는 버스 차장, 왜 저렇게 미소를 짓고 있을까마트에서 나온 우리는 차오프라우강에서 배를 타고 식사하며 방콕 야경을 보기 위해 선착장으로 간다. 태국 교통수단은 툭툭이, 송태우, 버스, 전철, 배 등 여러 가지다. 이번에는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요금도 버스에 따라 5바트 짜리, 10바트 짜리 등이 있다. 이번에는 7바트 짜리다.
버스 차체는 우리나라 70년대 풍 버스로 여기저기 녹이 슬어 있고 에어컨이 없으며 사이드에만 낡은 의자가 있다. 김형은 우리나라 70년대 버스도 이보다는 좋았다며 품질평을 한다. 운전사와 남자차장이 있다. 운전사는 운전하고 차장은 손님들에게서 돈을 받는다.
예전 우리나라 차장은 들어오는 입구에서 돈을 받았다. 여기는 손님들을 다 태우고 난 다음에 차를 출발시키고 손님들을 찾아가 요금을 받는다. 다음 정거장에서 차가 정차하니 차장이 문밖으로 나가 거동이 불편한 할아버지를 부축하며 차에 올라와 빈자리에 앉힌다.
그리고 운전사에게 운전하라는 신호의 말을 외친다. 그리고 자기 위치에 가서 즐거운 표정으로 손님들로부터 받은 돈을 챙기고 있다. 얼굴엔 미소가 만연한 채.
버스 차장이라는 자신의 직업에 만족하며 불평이 없어 보인다. 옆에 앉은 이형도 이 장면을 보더니 차장이 참 일을 즐겁게 하는 것 같다며 나에게 말한다. 왜일까. 태국 사람들은 주 종교가 불교라 무소유가 몸에 배어서 직업의 귀천을 따지지 않는 것일까.
운전사에게 돌아가는 돈이 적다고 차장을 없애던 우리나라의 90년대 생각이 난다. 우리나라 시골에는 여전히 나이 드신 노인들이 많아도 저렇게 버스에 친절히 태워줄 차장이 없다.
늦게 결혼하여 이탈리아로 신혼여행을 갔다가 돈가방을 소매치기 당한 동료가 있다. 스마트폰을 잃고 돈도 잃어 동행들에게 사진 찍어 이메일로 보내달라고 했다 한다. 동행이 없었으면 신혼여행 사진 한 장 못찍을 뻔했다는 이야기다.
미얀마나 라오스 베트남 등으로 여행한 동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소매치기 당하거나 도단 당했다는 이야기는 없고 한결같이 사람들이 착하다고 이야기한다. 무엇이 잘사는 것인지, 무엇이 잘 사는 나라인지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