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의 <해바라기>와 일본의 <해바라기>화병에 서명이 있는 쪽이 런던, 없는 쪽이 일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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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해바라기>가 위작이라고 의심을 받은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다. 일단은 반 고흐의 편지에 해당 <해바라기>와 관련된 내용이 전혀 등장하지 않으며 반 고흐와 그의 동생 테오가 죽은 뒤 그의 작품을 모두 물려받은 요한나(테오의 아내)의 리스트에도 이 작품이 없다.
그리고 이 작품은 행방이 묘연했다가 아메데 슈페네커라는 화상을 통해 어느날 갑자기 파리에 나타났는데 아메데 슈페네커는 다른 위작 사건에도 많이 연루된 인물이어서 의심의 여지가 있다. 게다가 이 <해바라기>의 원본으로 불리는 내셔널 갤러리의 <해바라기>를 보수작업한 사람이 하필이면 그의 형인 에밀 슈페네커라는 점도 순수한 우연으로 보기에는 미심쩍다.
내셔널 갤러리의 <해바라기>를 보수하는 동안 이를 바탕으로 위작을 제작했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다른 <해바라기>들과 달리 유독 이 <해바라기>만 물감의 색감과 광택이 다르며 화병에 "빈센트" 라는 서명이 없는 등 자잘한 의문들도 제기되면서 의심은 더 커졌다. 논란이 끊이지 않자 2002년 네덜란드의 반 고흐 미술관 측에서 나서 이 <해바라기>는 진품이라고 설명했지만 여전히 의문점들은 남아있어 아직도 논란은 사라지지 않았다.
위작을 가려내려는 쪽과, 들키지 않으려는 쪽의 싸움은 갈수록 치밀하고 치열해지고 있다. 위작을 가려내는 일에 절대적인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어서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나 감정사의 연륜과 양심, 당시의 과학 기술 등에 크게 좌우된다.
화가 본인의 의사 또한 위작 판별에 중요한 요소이긴 하지만 이를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것도 조금은 조심스러운 문제다. 헝가리의 위조 작가 엘미르 드 호리의 경우, 자기가 그린 위작을 해당 화가에게 보증하도록 만든 적도 있기 때문이다. 당시 90세의 노인이었던 키스 판 동언은 드 호리가 베껴 그려온 그림을 보고 자신이 그린 것이 맞다며 서명했고 이후 이 위작은 진품으로 둔갑됐다.
판 메이헤렌을 포함한 몇몇 위작 화가들은 "재능이 있으나 빛을 보지 못한 무명 화가들이 보수적인 미술계에 복수하기 위한 방법으로 위작을 택한다"는 말을 남겼다. 하지만 사실 위작은 누군가의 이익을 위해 제작되는 경우가 대다수이며 그 이익은 부당한 성격일 경우가 많다. 천 화백의 <미인도>가 논란의 정가운데 놓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빛이 있으면 그림자가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니 미술계가 성장할수록 위작 산업이 성장하는 일 또한 어쩌면 당연하다. 하지만 빛보다 그림자가 커져 빛을 가리는 일은 있어서는 안될 일이다. <미인도> 또한 누군가의 목적과 이익에 맞춰 정해진 결론이 아니라, 공정하고 명확한 결론이 도출되어 오랜 기간 이어져온 논란에 종지부를 찍기를 바라본다.
[참고 사이트 및 도서]
http://nuctom.blog.me/220886348496 http://nuctom.blog.me/220457318409 https://ko.wikipedia.org/wiki/%ED%95%9C_%ED%8C%90_%EB%A9%94%EC%9D%B4%ED%97%A4%EB%9F%B0 <미술품 속 모작과 위작 이야기>(이연식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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