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탈핵 실크로드 준비단 상임대표 김영호 석좌교수
이상훈
이어서 박원순 서울시장이 참석하여 축사를 하였다. 박원순 시장은 "지금 우리에게는 2개의 핵이 필요하다. 첫째는 탄핵이요 둘째는 탈핵이다"라고 말하여 참석자들의 웃음을 자아내었다. 이어서 박원순 시장은 "지금 지구적으로 가장 절박한 과제는 기후변화이다. 기후변화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전기사용을 줄이고 대체에너지를 보급해야 한다. 서울시는 '원전 하나 줄이기 운동'을 전 시민의 참여로 성공적으로 추진하였다. 이제는 전 지구인이 핵발전소를 포기하고 대체에너지를 보급하여 보다 안전하고 평화로운 지구촌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이어서 불교사회연구소장 직을 맡고 있는 법응 스님의 축사가 있었다. 법응 스님은 "생명.탈핵 실크로드라는 대명제 아래 현대 인류사의 대전환을 위한 등불 하나 마음에 지고 실크로드를 걸으면서 새로운 시대를 열려는 이들이 있다.
이들의 행보는 우리 모두에게 삶의 진정한 의미를 간절히 묻기 위함이며, 이기적인 탐욕과 황금만능주의에 눈이 먼 자들의 마음이 자비와 사랑으로 채워지기를 바라는 기원이다. 비록 몇 사람의 행보이지만 이들의 걸음으로 인하여 탈핵이라는 동서남북 사통팔달의 대로가 열리고 그 길 위에서 인류사를 빛나게 할 대안 문명이 진지하게 논의될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일본에서 약 40년간 탈핵운동을 전개하고 있는 나카지마 테츠엔(中島哲演) 스님의 축사가 있었다. 스님은 "생명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명으로 전환하기 위해 종교인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 모두가 단결해야 한다"며 "생명의 존엄을 널리 알리는 이번 순례가 성공하기를 기원한다. 나 역시 미약한 힘이지만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독일의 후베르트 바이거씨는 독일에서 영향력있는 환경단체인 BUND의 임원인 리차드 메르그너 교수의 영상 축하 메시지를 보내 주었다.
그 다음에는 장회익 서울대 명예교수의 기조강연이 있었다. 물리학을 전공한 장회익 교수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고서 '온생명 이론'을 주장하여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은 학자이다.
장회익 교수는 "지구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 세 가지가 있다. 첫째는 알루미늄캔, 둘째는 PVC(비닐 화합물), 그리고 셋째는 핵에너지이다. 핵에너지는 인류의 긴 진화과정을 통해 한 번도 마주쳐본 적이 없는 새로운 존재인데, 사람의 감각에 의해 그 위험성이 전혀 감지되지 않는 매우 위험한 존재이다. 현대 문명은 에너지중독증이라는 병적 증세를 보여주고 있다. 인류는 결코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물건인 핵에너지를 폐기함으로써 좀 더 안전한 삶의 터전을 마련하는 동시에 이를 계기로 에너지중독증에서 벗어나 저에너지 고효율의 문명을 건설해야 할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생명·탈핵 실크로드 구상은 매우 중요한 역사적 의미를 가진다"고 발언했다.
탈핵·생명 실크로드 순례단의 준비팀장인 이원영 교수가 순례의 목적과 일정 그리고 경로등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하였다. 이원영 교수는 "1979년 미국의 스리마일 원전 사고, 1986년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사고, 2011년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사고 등 33년 동안 3개의 대형 핵발전소 사고가 나서 수많은 사람이 죽고 동식물이 죽고 땅과 물과 대기가 오염되었다. 그러나 그동안 UN은 무엇을 했는가? 아무 것도 한 게 없다. 이제는 무력한 UN을 대신해서 핵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국제기구가 필요하다. 새로운 국제기구는 정부 주도가 아니고 민간 주도로 만들어져야 한다. 각 나라의 깨어있는 시민들과 종교인들이 힘을 합치고 연대하여 핵문제를 해결할 새로운 국제기구를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하였다.
이어서 이원영 교수는 "유교,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이슬람교 등 모든 종교의 공통분모는 생명을 존중한다는 사상이다. 우리나라는 다양한 종교가 섞여 있어도 싸우지 않고 사이좋게 지내는 독특한 지역이다. 그러므로 우리나라의 종교인들이 연대하여 생명과 탈핵을 목표로 새로운 문명 운동을 일으키는 일이 필요하다. 생명을 존중하고 탈핵을 지향하는 새로운 문명 운동을 다른 나라의 민중에게 알리기 위해서 가장 효과적인 방안은 함께 걷기이다. 여러 나라 사람들이 함께 걸으면서 친해지고, 친해진 다음에 가치를 공유하고 실행 방안을 도출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생명·탈핵 실크로드 순례단은 2017년 5월 3일 부처님 오신 날에 서울을 출발하여 일본, 대만, 베트남, 라오스, 타일랜드, 미얀마, 부탄 네팔을 거쳐서 2018년 5월에 인디아 다람살라에 도착하여 달라이 라마를 접견한다.
이어서 이란, 아제르바이잔, 조지아, 불가리아, 루마니아, 세르비아, 헝가리, 슬로바키아,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리히텐슈타인, 스위스를 거쳐서 2019년 4월 21일 부활절에 이탈리아의 로마에 도착하여 프란체스코 교황을 접견한다.
그 후 바티칸에 며칠 머물면서 국제기구의 T/F팀을 구성할 것이다. 순례단이 26개 나라를 경유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720일이다. 순례단은 위험한 국가는 피하고 때로는 비행기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하루에 20km를 걷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걷는 거리는 지도상으로 총 11000km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