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다백남기 농민과 함께 걷는 도보순례단
권말선
70세 농민을 죽음으로 몰아간 저 폭력정권이 발목 잡고 놓아주지 않는 100일이었다. 테러집단 버금가는 폭력정권의 사죄를 받아내고 기적처럼 그분이 살아 돌아올 수 있다면 보성-서울을 몇 번이고 더 오갈 수 있으련만.
백남기 농민의 모교인 중앙대에서 한강도하를 재현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엄청나게 길어진 행렬과 몇 배로 많아진 깃발을 보며 자꾸만 눈물이 날 것 같았다. 이 모습을 보셨더라면 그 순박한 웃음으로 꽹과리 두드리며 덩실덩실 춤을 추셨을 텐데 싶었다.
행렬의 앞뒤로, 도로가 난간으로 뛰고 오르며 연신 사진을 찍었다. 긴 행렬의 처음부터 끝까지 영상을 찍으며 나중에 이 장면을 꼭 보여드릴 수 있게 되기를 바랐다. 사람들, 푸른 들판 같은 사람들이, 그들 자신 생명의 밀밭이 되어 푸른 내음 가득 품고, 민주화를 꿈꾸며 한강을 건넜던 그를 기리며 그의 뜻을 이어가겠다는 다짐으로 '백남기 선배'에게 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