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승철 전 대검 감찰부장차를 마시러 온 한승철 한국인권재단 이사 및 감사의 밝은 표정
하도겸
회사에서 사원을 뽑을 때도 절차가 규정이 있다. 내정을 하고 합격 발표도 했다면, 회사가 망한 것이 아니라면 아무리 대표라고 해도 마음대로 '합격'을 취소할 수 없다. 오직 이력서 등에 합격을 좌우할 만한 중요한 부분에 대한 '허위'가 있어야 한다. 최근 이런 '허위'가 없었는데도 '영입취소'가 있었다.
단순히 '검증'의 잘못과 '사과'로 끝낼 일이 아니다. '망각병'에 걸린 우리 국민들조차도 기억하고, 포털사이트에서 이름만 입력해도 나올 '전력'과 '진실관계'조차도 정말 모르고 '영입'을 했다는 말인가? 아울러 '입당철회'의 과정과 속도 역시 실망스러울 따름이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인데 입당 취소 절차에 '사람'이 없다. 사람(국민)을 위한 정치인데 이미 사람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조차 사라졌다. 안하무인(眼下無人)도 유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지경이다.
인재난에 허덕이며 영입을 서두를 때는 "수락해줘서 고맙다"고 했을 것이다. 삼고초려도 했을 텐데, 그런데 '논란'만 있다고 해서 국민정서를 거론하면서 3시간도 안 돼 한승철 변호사(전 검사장, 대검 감찰부장), 허신행 장관 등의 영입을 '철회'를 하는 '해프닝'을 벌였다. 정치인을 사람 취급조차도 하지 않는 국민들이 있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다. 그건 아마도 정치인들이 국민을 진심으로 하늘처럼 섬기지 않아서가 아닐까? 우리 국민들이 용납을 할 수 없는 것은 막장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이런 일방적인 '해프닝'일 것이다.
허신행 전 장관의 말이 사실이라면, 취소발표전에 최소한의 사실관계 확인과 함께 '자진 사퇴' 등에 대해 의사타진을 하고 '양해'를 구했어야 하는 게 아닐까? 기껏 아무도 안 찾는 집에 초대한 손님을 모시고 갔더니, 반갑게 맞이하지는 못할망정 문을 닫고 안 열어주는 문전박대도 이보다는 나을 것이다. '인격살인'으로 화낼 만한 일이다.
"인간에 대한 최소한의 기본적인 '예의'도 모르는 사람들이 정치를 하겠다니 참으로 안타까울 따름"이라고 한 도반은 전한다. 일부러 피한 것도 아닌데 "전달하려고 했다"로 끝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직접 통화라도 해야 했을 중요한 일인데 정말 안타까울 뿐이다.
인사가 만사다. 정치는 국민에게서 천명을 받는 일이고 선거가 그런 사람을 뽑는 일이다. '진인사 대천명'이라 사람이 전부다. 정치도 사람이 하는 일이고 인사가 제대로 이뤄져야 천명을 받을 수 있다. 하나를 보면 열 가지를 알 수 있다. 될성부른 나무는 떡잎부터 알아본다고 한다.
영문도 모르는 국민에게 가볍게 사과할 것이 아니라 '사과'할 짓을 안 하는 것이 바로 '참'된 정치다. 전력이 있다면 그것이 의혹인지 사실인지를 밝혀야 한다. 전과자나 큰 잘못이 있는 사람도 대통령이 되는 시대에, 논란이 있다고 해서 무죄를 선고받고 복직이 된 사람을 찍어 내는 것은 사람이 할 도리가 아니다.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고자 한다면 먼저 인간을 존중하고 존중한다는 뜻에서 최대한의 예의를 지켜야 한다. 구태정치와 마찬가지로 짧게 사과를 하고 바로 지나가려고 하는 걸 보니, 사태의 심각성을 몰라도 너무 모른다.
국민과 더불어하는 정치를 하고 싶다면 사람다운 정치를 해야 할 것이다. 그게 바로 우리 국민이 정당에 원하는 바가 아닐까? (사람다운 정치를) 못하겠다면 어쭙잖게 국민정서를 거론하지 말고 그냥 조용히 사퇴하고 우리들 앞에 다시는 나타나지 말라는 한 시민의 말이 범상치 않게 들린다. 사람들을 위해 헌신해야 할 정치나 종교나 정말 너무 사람들을 고통스럽게만 한다. 오직 국민들 위해 봉사할 자가 정치가가 되고 신도들을 위해 희생할 자가 성직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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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위한 정치'라는데, 정작 '사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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