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세대 강사아이들과 함께 즐겁게 수업중인 1-3세대 강사 어르신들
은은정
"자 다함께 따라 해볼까요? 요건 몰랐지~ 요건 몰랐지~ 제일인척 하면 꼴지 되는 거~~♫♪"오늘도 유치원 교실 안엔 수업 중인 어르신들의 활기찬 목소리가 그득하다. 서툴지만 노래와 율동을 열심히 따라 하는 아이들의 얼굴엔 웃음꽃이 만발한다. 1-3세대 수업시간은 매주 어르신도 아이들도 고대하고 기다리는 시간이다.
노인사회활동지원사업 중 1-3세대 강사파견지원사업에 참여하는 10명의 어르신들이 있다. 1-3세대 강사파견지원사업이란 어르신들의 사회참여를 독려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자 전북 김제노인종합복지관에서 운영하는 노인일자리사업이다. 10명의 강사 어르신들은 2인 1조로 짝을 이루어 매주 2곳의 어린이집 또는 유치원에 수업을 진행한다. 주로 5~6세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수업내용과 관심을 끄는 교구들은 아이들뿐만 아니라 선생님들 또한 매우 만족하고 있다.
벌써 8년째 1-3세대 강사인 박종근(남, 82) 어르신은 수업에 앞서 언제나 연습에 몰두하신다. 자신에게 할당된 수업시간을 헛되이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과 아이들의 소중한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고 싶은 마음에 반복해서 연습한다.
뿐만 아니라 유춘홍(여, 71) 어르신은 어떻게 하면 아이들이 더욱 재밌고 즐겁게 수업을 들을 수 있을까 고민하신다. 말투와 손짓, 동화책 연구 등 30분이 조금 넘는 수업시간을 풍성하게 하려 노력하신다. 짝꿍으로 활동하시는 송용우(남, 70) 어르신은 자신의 장기인 하모니카 연주를 중간 중간 맛깔스럽게 넣어 손유희동요를 부를 때 아이들의 흥을 돋우어 준다.
유치원에서 인기 있는 어르신은 단연 정진학(남, 78) 어르신이다. 나비부터 다람쥐, 꽃, 새 등 수업에 필요하다면 직접 창의적으로 교구를 만드신다. 덕분에 수업시간 내내 아이들은 상상의 나래를 펼치며 나비도 되었다가 꽃도 되어보고 새처럼 날아볼 수 있다.
수업 때마다 성우로 변신하시는 어르신도 계신다. 바로 박정희(여, 68) 어르신이다. 박 어르신은 아이들에게 동화를 읽어줄 때나 즐겁게 동요를 부를 때마다 발랄한 소녀의 목소리를 내기도 하고 장군의 우렁찬 목소리를 내기도 한다. 짝꿍 강사인 황봉순(여, 66) 어르신은 마술사다. 프로 마술사보다 더 열심히 공연을 준비하고 신기해 할 아이들을 상상하면 정말 보람되고 살맛난다고 하신다. 이 외 어르신들도 각자 역량과 끼에 맞게 수업을 준비하고 진행하며 아이들의 유익하고도 신나는 시간을 책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