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베트 남쵸호수의 야크티베트 남쵸호수의 야크
하도겸
그런 연기법에 통달한 달라이라마는 "우리는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행복에 대한 성실한 책임감과 진지한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른 사람의 호의나 경의 등 그런 배려가 우리의 행복에는 빼놓을 수 없는 것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물질적인 풍요 속에서도 많은 정신 장애자들이 속출하고 있는 것은 다름이 아니라 애정결핍으로 인한 것이다. 사랑과 배려만이 남 나아가 남과 관련된 내가 모두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이다. 통찰을 통한 상구보리를 끝낸 달라이라마이기에 가능한 '하화중생' 즉 나눔의 이야기가 아닌가 싶다.
우리는 모두 다 같은 인간으로 행복을 바라지 고통을 바라지는 않는다. 고통을 극복하고 행복하게 되고자 하는 권리는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부여된 것이다. 우리가 이걸 인정하면, 우리 모두 연약한 인간으로서 자연스럽게 마음을 열고 서로 친밀감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이걸 인정하는 데는 충분한 인내와 시간이 필요하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말고 일희일비해서는 안된다. 배려하는 마음을 더욱 키우기 위해 모두가 행복이라는 '바람'을 가진 인간임을 '인정'하기 위해서는 스스로 인정하지 못하는 자기 집착을 하나씩 차례대로 걷어내야만 할 따름이다. 그게 고집멸도 사정제의 과정이기도 하다.
달라이라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한다.
"연민과 동정 그리고 배려의 마음을 키우는데 가장 큰 장애는 다름 아닌 분노와 증오입니다. 이를 없애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분노나 증오가 발생하면 먼저 겸허하고 성의있는 태도를 유지하며 그 원인을 비롯하여 과정이나 결과가 공정한 것인지 바라봐야 합니다. 어디까지나 배려하는 마음을 잃지 않아야 하며, 비록 상대가 우리를 해치려고 해도 분노와 악의를 일으켜서는 안됩니다. 폭력적인 행동은 항상 그들 자신에게도 커다란 상처를 입히게 됩니다. 설사 보복을 하고 싶어도 그 충동을 억제하기 위해서는 배려하는 마음을 몸에 배게 하고 싶다는 소원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거꾸로 자신이 당한 곤욕을 상대가 당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합니다. 그러는 과정에서 나온 온화한 태도로 대책을 강구하면 좀 더 효과적으로 분노와 증오를 막을 수 있습니다. 오히려 분노의 맹목적인 힘에 의한 보복은 목표가 어긋나 결국 일만 그르치는 경우가 많을 따름입니다."
그의 말대로, 진짜로 공부하려고 생각한다면, 적이야말로 최고의 교사라고 봐야 한다. 배려의 마음과 사랑을 키우려고 하는 사람에게 관용의 습득은 필수적이다. 평온한 마음을 기르는 데 가장 도움을 주기 때문에 오히려 우리는 적에게 항상 감사해야 한다. <입보리행론>에서 밝힌 바와 같이, 사람이 아니라 분노와 증오가 우리의 진짜 적이며 그것이야말로 우리가 전면적으로 맞서 극복해야할 상대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오직 사랑만이 진정으로 친한 친구를 만들어 준다. 도움을 필요로 할 때 의지할 진짜 친구를 만들어 두기 위해 우리는 평소에 이타(利他)적인 사랑을 키워가는 것이 중요하다. 그리고 우리는 항상 더 많은 친구를 갖고 싶다면 언제나 미소 지을 준비를 해야 할 것이다.
미소로 더 많은 친구를 만나고 배려하고 호의와 경의를 받으면서 우리 모두는 행복해 질 수 있다. 그런 행복들은 공동체의 개선에도 큰 공헌을 할 수 있다. 궁극적으로, 인류는 하나이고 이 지구만이 우리가 함께 사는 하나뿐인 주거지이다. 지구에 대한 사랑 즉 환경보호 역시 같은 맥락에서 말할 수 있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