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한 취업규칙 개악 철회를 요구하는 삼성전자서비스 천안센터 노동자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무노조 삼성' 시대가 가고, '유노조' 시대가 왔지만 삼성은 노조와 공존할 생각이 아직은 없는 것 같다. 지난 2014년 임금·단체협약이 체결되었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전국에서 노조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을 보면 그렇다.
잇따른 폐업문제가 대표적이다. 2014년 3월 해운대, 이천, 아산센터를 시작으로 마산, 진주, 서수원, 울산까지 업체 폐업이 끊이지 않았는데, 모두 노동조합 가입률이 높은 곳이었다. 때문에 기획·위장폐업의 의혹이 끊이지 않았다.
앞서 밝혔듯 가장 최근에 폐업사태를 겪은 울산센터에서는 노조파괴문건이 발견되기도 했다. 울산스마트서비스(주)가 작성한 '조직 안정화 방안' 문건에는 서비스 기사들을 'Green화'(노조탈퇴) 시킨다는 목표와 함께 "모든 것을 걸고 반드시 Green화 하겠습니다. 조직안정화를 바탕으로 제출한 2014년 업무제안서 내용을 100% 수행해 반드시 목표 달성토록 하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울산센터 사장이 지난해 2월 노동조합원들을 납치해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또한 천안센터에서 음독자살사태를 불러온 취업규칙 변경이 울산센터, 서부산센터에서도 유사하게 시도되고 있다. 이러한 시도는 노조의 강력한 반발로 현재는 중단되었다.
삼성은 잊어도, 우리는 잊지 않는다누구보다 노조를 사랑했던 동료, 최종범의 죽음을 헛되게 만들지 않으려고 노동자들은 똘똘 뭉쳐 싸웠다. 2013년 12월, 삼성전자서비스는 자신의 책임을 인정하고 노동조합 탄압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위장폐업과 임금·단체교섭 해태를 반복하는 사이 2014년 5월 또 다른 젊은 노동자 염호석이 목숨을 끊었다.
노동자의 잇따른 죽음이 세월호 정국과 맞물려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될 기미가 보이자 삼성 미래전략실은 그제야 위기감을 느끼고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처럼 최종범·염호석은 삼성에게는 그저 빨리 무마시키고 잊어버려야 할 이름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에게 두 이름은 영원한 아픔이고, 잊지 말아야 할 상징이다.
너무 쉽게 약속을 파기하고, 호시탐탐 노조원들을 탄압할 기회를 노리는 협력업체 대표들과 삼성전자서비스(주) 박상범 사장에게 묻고 싶다. 나아가 삼성그룹을 물려받기 위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이재용 부회장에게 묻고 싶다.
당신들은 최종범·염호석의 이름을 너무 쉽게 잊은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당신들이 고집하는 삼성'은 영화 <또 하나의 약속>이 증언했듯 수많은 노동자가 직업병으로 죽어나가도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서비스가 강한 삼성전자를 만든 주역인 수리기사들이 노조탄압으로 신음하는, 예전 그대로의 삼성일 것이다.
그러나 삼성전자서비스 노동자들과 시민들은 두 이름을 아직 생생하게 기억한다. 삼성에서 힘겹게 피어난 노동권과 노동조합을 함께 지키겠다는 약속도 잊지 않았다. 지금까지와 '다른 삼성'의 가능성은, 다름 아닌 바로 이들에게 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2
공유하기
삼성에서 또 이런 일이... 최종범을 벌써 잊었나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