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 2012년언덕위에서 내려다 보이는 마을 풍경
배수경
밤 늦게 돌아간 방에는 이미 소등이 되어 있었고 아침이 되어서야 50대 후반의 독일인 두 교사분과 인사를 나누게 되었다. 내가 늦게 돌아온 것 같더라고 시작된 이야기는 아침 식사를 함께 하면서 길게 이어졌다.
가르치는 아이들과 연수를 왔다며, 그 중 한 분이 내 이름을 한자로 써줄 수 있는지, 그리고 그 뜻이 어떻게 되는지를 물으셨다. 한국인의 이름에 한자가 들어가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어떻게 아시느냐고 물었더니 인도로 여행을 자주 다니게 되면서 동양문화에 대해 조금씩 배우게 되었다고 했다.
종이를 한 장 얻어, 수경(修耿)이라고 쓰고, '닦을 수록 빛이 난다'는 뜻으로 아버지께서 지어주셨다고 하자 그녀가 슬쩍 고개를 떨구었다. 뜻밖의 반응에 왜 그런 표정을 짓느냐고 묻자, 흥미로운 답을 주셨다.